"기사가 한 케이스를 일반화 한 것 아닌가요? 저도 1기 신도시에서 사는데. 녹물이 나온 적 없고, 복도식이지만 난방비도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는 아파트도 있겠지만 그걸 전부인듯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5일자 1면 '녹물 나오고… 춥고… 주차는 전쟁' 제하 기사에 대한 '나비사랑'님 등의 댓글 의견입니다.)
1기 신도시는 여전히 살기 좋은 곳입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문제들이 거의 없는 가구들도 있을 겁니다. 다만 거론한 사례들이 과장되고 극단적이라는 의견에는 보충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이 기사는 그동안 명품 도시로 인식돼온 1기 신도시의 주택이 노후화하고 다른 곳에 비해 가격도 더 떨어지는 현상을 보면서 주거환경 정책의 문제점을 짚어보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30명이 넘는 지역 주민과 부동산업계 등을 취재한 결과, 대략 30% 정도는 집이 안겨준 불편을 하소연했고, 20%는 잔 고장은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문제가 있지만 그냥 알아서 고치며 산다고 했습니다.
2009년에 리모델링을 원했던 단지가 70개 정도였다는 걸 감안하면 1기 신도시 아파트의 노후화 문제가 무작정 과장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소수의 단편적인 문제로 치부하기엔 해당 주민들이 느끼는 생활의 불편이 상당히 크다는 이야기죠. 기사에 인용한 생활의 불편들은 각 신도시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것들만 추린 것입니다. A4 용지 20매 분량이 넘는 취재수첩엔 더 심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가급적 배제했습니다.
1기 신도시의 노후화는 여러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층간 소음과 낮은 열효율은 공통적 문제점이고, 녹물 탓에 배관공사를 했거나 준비 중인 아파트도 많습니다. 한 신도시의 부동산중개업자 여러 명은 아파트가 낡아 젊은 사람들이 주변 신도시로 빠져나간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리모델링도, 재개발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1기 신도시는 점점 낡아가고 있습니다. "남의 문제", "집값 떨어지니 모른 척 할 문제", "참고 살면 되는 작은 상처"라 여기고 내버려두면, 상처는 덧나서 도시 전체를 앓게 만들 겁니다. 이번 기사가 1기 신도시를 비롯한 아파트 주거환경의 문제점을 공론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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