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끝내고 싶다."(청소년) "회사가 지옥 같다."(중년) "나는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이야."(노년)
자살 위험이 높은 이들은 흔히 내뱉는 표현은 이러한 것들이다. 보건복지부는 6일 자살예방 표준교재 를 발간, 자살을 암시하는 언어ㆍ행동적인 신호를 세대별로 정리해 자살예방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예컨대 자살 가능성이 높은 청소년들은 "학교가 지옥 같다", "학교에 가고 싶지도 않다"는 말을 흔히 하고, 연습장에 '죽고 싶다'는 글을 적거나, 갑작스럽게 짜증을 낸다. 중년층은 "회사에 오고 싶지도 않고 지옥 같다", "세상이 나보고 죽으라고 하는데" 같은 표현을 하며 지각이 잦아지고 음주량이 늘어난다. 노년층은 "기력이 없다", "더 살면 뭐하나, 늙으면 죽어야지" 등과 같은 말로 자살암시 신호를 보내고, 피곤하고 지친 표정을 짓거나 끼고 있던 반지 같이 소중한 물건을 지인에게 주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복지부는 특히 돌봐 줄 이가 없는 독거노인들의 자살 가능성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중 "술이라도 마셔야 겨우 살겠어",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 주변에 피해만 줄 뿐이야", "밥이 돌 씹는 것 같고 잠도 한숨도 못 잔다"와 같은 표현을 하는 독거노인들은 잠깐이라도 혼자 두는 것이 위험한 자살 고위험군으로 간주된다.
"죽고 싶다"는 표현을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이야기하지 않거나 술에 의존하지 않으면 자살 저위험군, "약을 먹고 죽을까도 생각했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자살 방법을 거론하는 경우는 중간 위험군에 속한다. 저위험군은 정서적으로 지지를 표현해주면 자살예방이 가능하지만, 중간 위험군으로 판단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도록 권해야 한다.
복지부는 이달부터 이 교재를 활용, 전국적으로 17만명의 독거노인을 돌보는 노인돌보미(약 6,800명)에게 자살예방교육을 시키고 앞으로 교사, 군 간부 등으로 교육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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