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이라는 것을 하게 되면 사람들과 어울려서 밥을 먹는 것부터 익숙해져야 한다. 더 바란다면 그것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나는 좀처럼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는다. 티를 낼 정도는 아니지만, 사람들과 밥을 먹는 것이 다소간 불편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기회가 있을 때는 물론이고 호시탐탐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엿보기도 한다. 사람들 중에는 혼자서 밥을 먹는 것을 거의 공포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 이들에겐 혼자서 밥을 먹는 행위를 매우 비정상적이고 심지어는 병적인 것으로 간주하려는 심리적 경향이 있다. 혼자서 자주 밥을 먹는 나는 그런 시선을 종종 느낀다. 내가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으면 주변에 있는 이들이 나를 사회성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거나 정상적인 인간관계에서 이탈한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닐까 하는 염려가 슬그머니 생기는 것이다. 자 이제 밝히겠다. 내가 왜 혼자서 밥을 먹는 편을 좋아하는지. 그것은 밥을 먹는다는 것의 일차적인 속성 때문이다. 내게 한 끼의 식사란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행위다. 밥을 먹는다는 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문화적인 행위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미식가들이 들으면 놀라 자빠지겠지만) 내게 식사란 배설처럼 그냥 아무도 몰래 얼른 해치워야 하는 동물적인 행위인 것이다. 들키고 싶지 않은, 수줍음을 유발하는 행위, 그게 나의 식사다.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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