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경쟁하듯 돈을 찍어내면서 전세계 증시가 급등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5년5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럽 각국의 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코스피도 이에 탄력을 받아 2,020선에 다시 진입했다.
6일 코스피지수는 4.13포인트(0.20%) 오른 2,020.74로 마감하며 이틀째 상승했다. 앞서 미 다우지수가 14,253.77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장 개장과 동시에 오름세로 출발했다. 올 들어 다우지수는 9.0% 가까이 올라 전년 같은 기간의 상승률(7.3%)을 압도했다. 유럽 증시도 영국 FTSE100지수가 1.11% 오른 6,415.92을 기록하는 등 그리스를 제외한 17개국 모두 미국 증시의 강세에 힘입어 상승했다.
전세계 증시의 강세는 실물경제의 회복 조짐보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주도의 양적 완화 정책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손위창 현대증권 연구원은 "2009년부터 작년 말까지 3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시장에 막대한 돈을 공급한 Fed가 다우지수 상승을 주도했다"며 "지난주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양적완화를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혀 시퀘스터(연방정부예산 자동삭감)에 대한 우려감까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다우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을 정상적인 상황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과거 다우지수가 정점이었던 2007년 10월에 비해 실업률, 경제성장률, 부동산가격 등 주요 실물경제 지표가 모두 나쁜 상태이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Fed로이드'(Fed와 스테로이드의 합성어) 덕에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라며 "뉴욕증시의 현 주가가 경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우지수 전망이 엇갈리는 것은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의구심 탓"이라며 "하지만 미국 경기가 자생력을 회복할 올 하반기까지 유동성 공급 확대가 지속될 예정이어서 뉴욕증시 상승세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우지수가 랠리를 이어간다면 코스피도 강한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 코스피는 1월에만 해도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월부터는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코스피 향방에 대해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우지수와 연동돼 상승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국내 경기 회복세에 대한 신뢰가 미국보다는 약하고 환율문제도 여전해 사상 최고치까지 돌파할지는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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