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배치 뒤 첫 성능 검증에서 유실됐던 국산 대잠수함 유도 미사일 '홍상어'가 최근 시험발사에서 다시 고장을 일으켜 유실됐다. 지난해 유실 후 추가로 8발을 시험 발사했으나 5발만 표적에 적중해 군사용 적합 판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군 소식통은 5일 "지난달 24일 동해에서 해군 대잠수함 훈련 도중 실전용 홍상어 1발을 시험 발사했지만 목표물을 맞히지 못하고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며 "지난해 7월 실패 후 원인 규명과 신뢰도 평가 등을 위해 같은 해 10월부터 지금까지 8발을 시험 발사했으나 벌써 3발이 표적 적중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규정상 유도 무기가 군사용 적합 판정을 받으려면 시험 평가 때 명중률이 75%를 넘어야 한다. 군 당국이 애초 방침대로 2발을 더 발사, 다 성공한다 해도 이 기준에는 못 미친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 10~11월 연습용 5발, 연말ㆍ연초 실전용 3발을 시험 발사했는데 실탄 사격 때 외려 실패가 집중되면서 관계자들이 난감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습용은 실전용과 외양이 같지만 탄두 부분에 폭약 대신 주행정보 등을 재는 센서가 달려 발사 실패 때 원인 규명이 가능하다.
홍상어 전력화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군 당국은 이날 홍상어 설계를 주관한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양산을 담당한 방위산업체 L사, 방위사업청, 국방기술품질원, 해군 등 관계기관 전문가들을 소집, 긴급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홍상어는 2000년부터 9년 간 ADD가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사거리 20㎞의 대잠수함 미사일이다. 길이 5.7m, 지름 0.38m, 무게 820㎏ 규모로 1발당 가격이 17억원에 이르며 한국형 구축함(KDX-Ⅱ급) 이상에 탑재할 수 있다. 2009년 시험평가 때는 4발 중 3발을 명중시키고 2010년부터 50여발이 실전 배치됐으나 지난해 7월 첫 시범 발사 때 수장(水葬)된 후 추가 시험 발사를 거쳐 최종 납품을 받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유도 무기는 명중률이 65~70%에 이르면 선진국들도 일단 개발 성공으로 간주해 운용을 하면서 신뢰도를 높이는 경우가 많다"며 "양산을 단계적으로 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말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앞으로 유도 무기 연구ㆍ개발 중 시험 발사 횟수를 6~13회로 늘려 성능 검증을 충분히 하고 개발이 끝난 뒤에도 초도 양산품 중 최소 3발 이상을 추가 발사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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