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ama대통령이 처음 대통령이 되고 나서 100일 되던 날(2009년4월 29일) 기자들 앞에서 짤막한 연설을 했다. 그 연설은 'And all this means you can expect an unrelenting, unyielding effort from this administration to strengthen our prosperity and our security -- in the second hundred days, and the third hundred days, and all the days after that.'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정부는 이제 100일 되었지만 앞으로 200일, 300일 그 이후에도 국가의 번영과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엄하고 중단 없는 노력을 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갑자기 남의 나라 대통령의 취임 초기가 떠오르는 것은 최근 우리나라의 새 정부가 삐걱 거리며 제대로 출발조차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기저에는 정부 조직 개편 입법을 앞두고 벌어지는 현상이 있고, 급기야 대통령이 나서서 일방적인 담화문을 발표하는 형국이 되다 보니 국민의 대표 기관이고 입법기관인 국회는 손발을 쓸 수가 없게 된다. 미국은 의회에서 통과하지 않으면 대통령의 좋은 뜻이 아무리 좋다 해도 그 뜻을 접는다. 그게 절차적 민주주의이고 제도이며 견제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남의 나라 대통령은 '중단 없고 양보 없는 노력'을 강조하면서 얼마나 더 열심히 할 것인지 다짐을 하는데 우리의 경우 'unrelenting, unyielding authority'(양보할 수 없는 권위)만 내세운다. 그 권위 행태가 자꾸 독재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Samuel Himmel의 말처럼 '독재는 정치가 실종되고 혼자서 전횡하는 나라'(A dictatorship is a country where they have taken the politics out of the politics.)라고 한다. 그리고 '고상한 도둑이나 정직한 창녀가 없는 것처럼 인자한 독재자는 존재할 수가 없다'(The concept of the benevolent dictator, just like the concepts of the noble thief or the honest whore, is no more than a meaningless fantasy)고 하는데 이 얘기는 독재적 발상이나 태도조차 위험하다는 것이다. '오페라에는 악기 반주로 이어지는 독창곡(aria)이 있는데 aria만 남게 되는 오페라는 독재와 같다'(The dictatorship is like an aria that never becomes an opera)고 한다. 합창과 열창으로 모두가 참여해야 아름답고 감동적인 오페라가 되는데 말이다. 흔히 정치가 실종되면 독재의 토양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불통과 고집과 권위는 독재의 전형적인 특징이기에 지금 한국의 정치를 우려하는 것이 결코 우연한 착각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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