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산을 앞두고 뺑소니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부모. 차갑게 식어가던 엄마 뱃속에서 어렵게 세상에 나온 아기. 사람들은 기적을 바랐지만 하늘은 끝내 아기를 부모 곁으로 데려갔다. 미국 뉴욕의 나흐만(21), 레이지 글라우버(21) 부부와 이름도 없이 30시간 동안 세상을 살다간 아기의 이야기다.
갑작스런 통증이 찾아오자 7개월 된 태아가 걱정돼 택시를 타고 급히 병원으로 향하던 부부가 뉴욕 브루클린 인근 윌리엄스버그 교차로에서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건 3일 밤 12시쯤. 승용차가 택시를 덮쳤고 그 충격으로 튕겨 나간 아내 레이지와 택시 안에 낀 남편 나흐만은 구조대가 인근 벨뷰병원으로 옮긴 직후 모두 숨졌다.
의료진은 숨진 엄마의 뱃속에 태아가 아직 생존해있는 것을 파악하고 즉시 제왕절개 수술에 나서 극적으로 생명을 살렸다. 하지만 엄마가 사망한 직후부터 산소 등을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한 채 태어난 아기는 4일 오전 끝내 숨지고 말았다.
CNN방송은 “경찰이 뺑소니 차량 운전자의 신원을 확인해 2,000달러(2,100만원)의 현상금을 걸고 공개 수배에 나섰다”고 4일 전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브루클린 출신 40대 남성으로 1990년대 과실치사와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이미 수 차례 복역한 전과가 있다고 밝혔다.
글라우버 부부의 장례식은 4일 윌리엄스버그 인근 유대교 교회에서 진행됐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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