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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음악의 길]

입력
2013.03.0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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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판단해 연주된 음의 질이 떨어진다면 스스로 저를 용납할 수 없어요. 연습량이 모자란다는 것은 양심의 문제예요." 현대음악이란, 악보와 다르게 연주해도 객석은 모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피아니스트 임수연(42)씨의 답은 단호했다. "한 음만 틀려도 탁해지죠."지저분한 음악을 그는 경멸한다.

이름 앞에 항상 붙는 '현대 음악 전문 피아니스트'란 수식은 당연한 훈장이다. 현대음악을 즐겨 무대화하는 서울 이태원동 일신홀은 올해도 임씨에게 많은 배려를 한다. 6월 13일엔 드뷔시, 풀랑, 오네거 등 현대 음악의 맹아기인 1930년대 이전 작곡가들의 작품을 올릴 예정이다. 11월 7일은 뒤튀외, 불레즈 등 거장들의 작품이 임씨를 통해 실현된다. 신진 프랑스 작곡가들의 작품을 올리기로 한 내년의 무대에 대한 예고편 격이다.

"객석에 무엇을 들려줄까 늘, 항상 고민이에요. 저의 많은 레퍼토리를 걸러내는 작업이 가장 중요해요." 먼저 자신이 충분히 이해, 내면화된 작품으로 객석 앞에 서야 한다는 것은 대원칙이다. 그의 성공적 소통 행보에는 모교인 연세대 등 4곳의 대학에서 펼치는 명쾌한 강의도 물론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무대 위의 그는 항상 자신감에 넘친다. 2006년부터 매년 한두 차례 꼴로 운항중인 시리즈 '임수연 모던 컨템퍼래리'는 세 차례의 한국 작곡가 무대를 비롯해 독일, 미국, 라틴아메리카 작곡가 탐구로 이어졌다. "특히 2011년 통영, 프랑크푸르트, 파리 등 3곳에서 윤이상, 진은숙, 김도훈 등 다양한 현대 음악 작품들로 엮은 무대에 객석은 만원으로 답해 주셨죠."

마치 춤추는 듯한 특유의 연주 매너도 한몫 단단히 한다. 재빨리 악보를 넘긴다던가. 길다란 악보를 따라가 보며 연주하는 모습은 한판 해프닝 같다. 최저음에서 최고음까지, 유려하게 소화해 가니 객석은 현대 예술도 얼마든 우아하게 표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다.

낭만적 동경의 대상이었던 파리음악원으로 고졸 후 직행, 5년 간 현대음악의 세례를 받았다. 연세대ㆍ중앙대 등 4곳에서 13년째 강의를 펼치고 있는 그는 현대음악에 마음을 둔 후배들을 위해'현대음악 연주 레퍼토리 길잡이(가칭)'를 집필, 7할은 완료했다."선험자로서 실제 연주로 도움되는 곡의 해설을 해 주고 싶죠."자신이 다 연주했음은 물론이다. "마친다면 국내 최초의 '현대 음악 내비게이션'이 탄생하는 거죠.".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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