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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재 잇는 실험·확장 ·통섭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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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재 잇는 실험·확장 ·통섭의 무대

입력
2013.03.0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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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위의 음악을 계속 들으며 작업하니 큰 즐거움을 느꼈다. 음악과 연극적 대사를 결합하는 데는 뮤지컬 작업을 원용했다."

박근형씨의 연출로 판소리와 연극이 만난 콘서트 '시간 속으로'가 3일 충무아트홀 블랙에서 펼쳐졌다.

충무아트홀에 상주하는 국악연주단 앙상블 시나위의 음악을 배경으로 고수희ㆍ김주완 등 극단 골목길 간판 배우들은 춘향가 중 '초경이경', 적벽가의 '적벽회전' 등 판소리 네 편의 눈대목을 목소리로 연기했다. 얼핏 희곡 낭독 공연을 닮았다. 그러나 앙상블 시나위의 소리꾼 이봉근(32)의 창, 전문 배우들의 표정과 움직임 등이 함께 빚어 올린 무대는 판소리의 확장이다.

"할 수만 있다면 국악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내레이션으로 모두 30분 출연하는 배우 고수희(38)는 "이봉근이 객석과 교감하고 호응을 얻어내는 방식에 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한과 정서를 내가 갖고 있다는 데 스스로 놀란다"며 "국악기 고유의 울림이 다른데, 사람의 목청을 닮은 아쟁의 소리를 너무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악과의 본격 작업은 이번이 처음. 시나위를 알게 되고 2년째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있는 것이 물론 큰 힘이다..

고수희는 "일부러 찾아가 판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우리 시대 젊은이들에게 주는 무대"라고 말했다. 실제 무대에서 그는 한 서린 사설을 현대어로 풀어내며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 했다. 배우로서의 강점이었다. 그는 "내가 맡은 슬픈 대목에서는 절로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박씨는 텍스트를 재구성하고 현대화한 장본인. 주요 장면의 대사를 정리, 사설을 현대적 감각으로 해 동시대의 정서와 통하게 했다. '전통에서 말을 하다' 등 우리 악가무의 전통을 이 시대 속에서 어떻게 살려내느냐를 두고 고민했던 앞서 작업의 경험이 녹아 있다. "예를 들어 '적벽가'에서 죽음의 사설을 이 시대의 가난과 전쟁 등을 이야기하는 사설로 치환했죠.",

극장 사정상 하루만 공연했던 무대다. 고수희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분께 보여드리고 싶은데 아쉽다"고 말했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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