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기 신도시의 주택 노후화를 개선하려는 시도는 부동산 호황기인 2006, 2007년부터 있었다. 분당 주민들이 리모델링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을 처음 제안했다. 당시만 해도 자산가치 상승 목적이 강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낙후된 주거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당장은 재건축이 불가능해 리모델링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1기 신도시의 재건축 연한은 40년이라 18~20년 정도 더 지나야 재건축이 가능하다. 게다가 대다수 신도시의 용적률이 169~226%로 중층 규모여서 재건축을 하더라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결국 현재로선 리모델링 외에는 마땅한 주거개선 방안을 떠올리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주민들은 일반분양 공급물량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하려면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택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체들도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수직증축 허용을 바라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연구위원은 "정부가 구조안전과 투기 유발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는 현실을 고려할 때 수직증축 허용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건설사들의 기술력이 뛰어나 수직증축을 해도 안전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아파트 연면적의 30% 내에서 수평증축과 별동 증축만 허용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수직증축은 주민들의 안전 문제가 걸려 있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물지만 리모델링과 재건축 등 기존 방식 대신 장기적인 노후주택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의견도 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오르기 어려운 만큼 리모델링과 재건축 모두 현실적 대안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제3의 노후주택 관리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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