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중국의 대외 얼굴' 역할을 할 제12기 중화인민공화국전국대표대회(전인대) 대변인에 "소국이 대국에 함부로 도전해선 안 된다"고 말했던 푸잉(傅瑩·60) 외교부 부부장이 선임됐다. 여성 최초의 전인대 대변인인 그는 첫 내ㆍ외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국방력 강화는 지역 안정과 세계 평화에 이롭다"며 "중국 민중은 정부가 더 강경해질 것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2기 전인대 1차 회의 주석단은 4일 베이징(北京)시 인민대회당에서 제1차 회의를 갖고 장더장(張德江) 부총리를 주석단 상무주석으로 선출하고 푸 부부장을 대회 부비서장 겸 대변인으로 결정했다.
푸 대변인은 곧바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전인대는 5~17일 열리며 국가주석 등을 뽑고 주요 안건을 심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2013년 중국의 국방 지출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피한 채 "중국처럼 큰 나라가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다면 세계에도 좋은 소식이 아닐 것"이라며 "중국의 국방력 강화는 다른 나라를 위협하려는 게 아니며 오히려 지역과 세계에 공헌하는 면이 크다"고 강변했다. 그는 "냉전 이후 세계의 다른 지역에선 긴장이 고조되고 전쟁까지 일어났지만 아시아는 평화롭게 발전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중국의 평화 외교 정책이 핵심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중국은 그동안 전인대 개막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방 예산을 공개했으나 푸 대변인은 중국위협론을 의식한 듯 관행을 따르지 않았다.
푸 대변인은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일본을 겨냥해 "중국이 안정과 평화를 원해도 다른 국가가 영토 문제에 도전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많은 중국인이 정부에 강경 대응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양회가 본격화하면서 제안들도 쏟아지고 있다. 양회 참석 대표들은 "공무원과 가족의 재산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환경 오염 및 식품 안전 저해 사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노벨문학상에 맞서 이태백문학상을 제정하자"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자"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부동산 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차익의 20%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방침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무원은 2일 이 방침을 지방정부에 전격 하달했다. 중국에서는 지금껏 양도소득세가 사실상 없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4일 상하이종합지수는 86.10포인트(3.65%) 급락했고 선전지수는 510.39포인트(5.29%) 폭락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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