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4ㆍ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키로 한 데 대해 이곳 지역구 의원이었던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크게 반발했다.
노 대표는 4일 한 라디오에서 "서울 노원병은 그가 오지 않더라도 야권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라며 "가난한 집 가장이 밖에 나가서 돈 벌 생각을 해야지 집안에 있는 식구들 음식을 나눠먹느냐"라고 직격탄을 쏘았다.
노 대표는 "(3일 안 전 교수와의 전화통화에서) 덕담 수준의 얘기들만 있었고, 노원병 출마 문제나 양해 문제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었다"며 "아마 (출마에 대해 안 전 교수가) 양해를 구했다면 솔직한 생각을 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또 "(안 전 교수 측이) 기자회견을 잡아놓고 1시간 반 전에 저하고 그냥 간단한 전화통화만 한 뒤에 마치 양해를 구한 것처럼 각본을 짜맞추듯이 했다"며 "이는 새 정치가 아닌 구태정치"라고 비판했다.
노 대표는 이어 "안 전 교수가 노원병 대신 부산 영도에 출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나라면 그런 길을 택하겠다"고 답했고, "지금이라도 안 전 교수가 (영도 출마로) 마음을 돌려야 하나"라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하며 거듭 비판했다.
같은 당 천호선 최고위원은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사람이 야당에 협력하고 서로 배려해야 한다는 개념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날을 세웠고, 박인숙 최고위원도 "부산 영도에서 새누리당 후보와 당당히 맞서는 게 재보선을 국민 축제로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전 교수의 측근인 조광희 변호사는 "자신의 재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치적 노선이 다른 후보가 출마하는 것을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민주당 이동섭 노원병 지역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안 전 교수의 어떤 결정에도 굴하지 말고 속히 후보 선정을 해야 한다"며 "아무 연고도 없는 안 전 교수가 노원을 선택한 것은 국회의원이 돼 세력의 기반을 잡겠다는 욕심"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안 전교수로부터 사전 연락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연락은 없었다. 안 전 교수의 태도가 건방지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여야 일각에서는 안 전 교수의 출마 방침에 대해 기대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안 전 교수가 정치권에 진입하면 기존에 꽉 막힌 여야 간 정치적 형태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이번 선거에 끼어드는 것 자체가 여야의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도 "야권은 민주당 독과점 체제가 무너지고, 경쟁 체제가 도입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긍정 평가한 뒤 "민주당은 우리를 허물어서라도 야권세력을 통합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지난해 국정감사에 불참한 전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2대 주주인 원종호씨와 안랩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한 전 나래이동통신 사장 이홍선씨 등 7명을 고발하기로 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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