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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유한식 세종시장과 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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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유한식 세종시장과 서울대병원

입력
2013.03.0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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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와 서울대병원이 '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세종시립의료기관'을 5월까지 조치원읍에 설치하기 위한 협약을 4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옛 연기도서관 건물에 세종시립병원이 들어서면 서울대병원의 교수급 의사와 진료진 20~30명이 운영에 참여할 전망이다.

하지만 세종시가 당초 목표한 서울대병원 유치가 아니라 시 재정으로 시립병원을 설립하고 운영권을 서울대병원 측에 주겠다는 것이어서 '알맹이는 없고 껍질만 있는 서울대 전시효과' 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게다가 세종시가 의회에 '시립병원설립조례안'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대병원과 협약부터 체결한 것은 의회를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세종시의회 고준일 의원은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세종시에 진출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세종시가 시립병원설립조례안도 제출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협약을 맺은 것은 중대한 오류이자 결례"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정적으로 열악한 세종시가 과연 서울대병원에 걸맞게 고가의 최신 의료장비를 갖춰야하는 '양질의 시립병원'을 설립할 수 있겠냐며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시는 시립병원 설립을 위한 특별교부세 15억원만 확보한 상태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최신 진단장비를 갖춰야 하는데 시 재정으로는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세종시가 이달 문을 여는 충남대 세종병원을 의식해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지난 1월 14일 유한식 세종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대병원의 로비 때문에 서울대병원 유치가 무산됐다. 충남대가 밥상을 엎었다"라며 충남대병원을 공개 비난한 적이 있다. 유 시장은 충남대병원의 세종시 진출에는 떨떠름해하면서, 한편으론 행정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서울대병원 유치에는 열을 올리고 있다. 유 시장의 이런 행보는 '서울대병원 유치'가 전시효과를 노린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진정성이 의심받으면 신뢰의 추락을 피하기 어렵다.

윤형권 사회부 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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