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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폭설 속 딸 목숨 살리고…천천이 식어간 '아빠의 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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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폭설 속 딸 목숨 살리고…천천이 식어간 '아빠의 체온'

입력
2013.03.0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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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가 넘는 폭설에 강한 눈보라가 불어 닥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유베쓰초(湧別町)의 한 창고 앞에서 어부 오카다 미키오(53)씨가 3일 딸을 꼭 안은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품 안에서 울고 있던 딸 나쓰네(9)는 다리 등에 가벼운 동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이상이 없었다. 몸 절반이 눈에 묻힌 오카다씨는 스키복을 입은 나쓰네에게 자신의 얇은 점퍼를 덮어주고 꼭 껴안아 체온을 나눠주었다.

오카다씨는 아내가 재작년 세상을 뜬 뒤 가리비와 굴 양식 등 어업에 종사하며 홀로 딸을 키워왔다. 그는 눈이 쏟아진 2일 오후 3시30분쯤 트럭을 운전해 집에서 5㎞ 가량 떨어진 아동센터로 딸을 데리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눈보라를 만나 도로에서 고립됐다. 부근 지인에게 도와달라는 전화를 했지만 역시 눈보라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지인은 구조대를 불렀다. 하지만 그 시각 다른 곳에서 구조 작업을 하던 구조대는 오후 늦게야 오카다씨 부녀 수색에 나섰다.

오카다씨는 도움의 손길이 없자 트럭 휘발유가 떨어질 것을 우려, 차에서 내려 인근 농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 뒤 연락이 끊겼고 부녀는 결국 트럭에서 300m 떨어진 한 농업용 창고 입구에서 이튿날 오전 발견됐다. 창고에서 불과 70m 떨어진 곳에 농가가 있었지만 폭설로 사방이 보이지 않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홋카이도에는 2일부터 폭설과 함께 초속 35m의 강풍이 불었으며 도로에는 2, 3m의 엄청난 눈이 쌓여있다. 눈에 갇힌 차 안에서 엄마와 아이 3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이번 폭설로 홋카이도에서는 8명이 사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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