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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주변은…

입력
2013.03.0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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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 10.3㎞까지 통제 해제, 주민 귀환은 요원

2011년 3월11일 도호쿠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후쿠시마 제1원전을 덮치면서 발생한 방사능 유출사고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함께 인류의 대재앙으로 기록됐다. 사고 당시 원전을 중심으로 반경 30㎞ 이내에 천문학적 수치의 방사능 물질이 퍼지면서 주민들은 강제 대피했다. 현장은 향후 수십년 간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변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후쿠시마를 출발, 현장 주변 마을로 향했다. 차량 GPS의 목적지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찍었다.

후쿠시마 원전으로 통하는 해안도로인 6번 국도로 접어들자 도로공사로 서행운전 하라는 팻말을 든 인부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하지만 20㎞ 앞에서 출입을 통제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방사능측정기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 후회됐지만, 이왕 온 길을 계속 달리기로 했다. 후쿠시마 원전이 점점 가까워지는데도 경찰 통제선이 보이지 않아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 출입통제가 이뤄졌던 미나미소마(南相馬)를 지나 나미에마치(浪江町)로 접어들어서야 경찰이 도로를 막았다. 원전까지의 거리는 10.3㎞를 가리키고 있었다. 한국에서 온 특파원이라고 신분을 밝혔으나 출입허가증을 발급받은 차량이 아니면 통과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출입가능지역이 상당히 완화한 것 같다”고 했더니 “한해 동안 방사능 오염 정도가 누그러진 때문”이라고 답했다.

차를 돌려 원전 반경 14, 15㎞지역인 미나미소마시 오다카(小高)마을에 들어섰다. 대지진, 쓰나미, 원전의 3중 피해를 입었지만 외관은 멀쩡한 집들이 상당수였다. 2년 전 주민들이 모두 대피한 이 곳은 노인들 몇 명만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을 뿐 사실상 생필품 공급이 불가능한 유령마을로 전락했다. 쓰나미 피해만 입은 곳의 복구작업은 상당히 진척됐다. 하지만 방사능 오염 때문에 차량들은 논두렁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진입금지를 알리는 표지판도 적지 않았다. 이곳은 지금도 기준치의 10배를 넘는 고농도 방사능이 측정된다고 한다.

후쿠시마현에는 40여개 의료기관이 내외부 피폭을 측정하는 홀바디카운터를 갖추고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후쿠시마 적십자병원에서 만난 의사 기쿠타 마나부(44)는 “현재까지 후쿠시마 원전사고 영향으로 암에 걸린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도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면역력이 약한 만큼 오랜 기간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고, 방사능 조사를 거친 음식을 먹이는 등 부모들의 세심한 당부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미나미소마=글ㆍ사진 한창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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