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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구단 시대는 열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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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구단 시대는 열렸지만

입력
2013.03.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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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00만 관중시대. 꿈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얼마전 KT를 프로야구 10구단 신규 회원으로 만장일치 가입 의결 했다. 이로써 프로야구는 2015년 5개 팀씩 운영하는 양대 리그 체제를 갖추게 돼 출범 32년 만에 지형도가 바뀌게 됐다.

10구단 선정과정에서 대다수 언론들은 KBO가 첫째 승자이고 탈락한 부영이 두 번째라고 말한다. 왜 일까? KBO는 프로 야구 발전의 새로운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부영은 창사이래 언론의 주목을 받고 브랜드가 홍보된 적이 없었다는 점을 든다. 실제 한 달여 이상 언론을 통해 뜨겁게 달군 두 기업과 지역의 대결은 국민적인 관심사로 부상한 뒤 ‘페어플레이’로 막을 내렸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창립자인 필립 나이트 회장은 “결승선은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나이키의 제품 개발은 끊임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승리가 결정되는 결승선이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은 끝이 없다는 것과 뜻과 같다.

이처럼 프로 야구도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스포츠로 팬과 국민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에는 끝이 없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국민 행복 드라마를 창출해야 한다. 야구 경기는 흔히 희로애락과 생로병사가 다 담겨진 인생사와 곧잘 비교 된다. 야구와 인생의 닮은꼴을 살펴보면 가장 결정적인 단어가 바로‘역전’이 아닐까. 역전 이라는 말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야구에서 짜릿한 역전 명승부는 국민들에게 가난과 좌절을 극복하게 만드는 동인이 된다. 승패를 떠난 스토리, 결코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선수와 팀 그리고 팬들의 이야기를 함께 엮어 나가야 한다.

둘째, 단순한 입장 관중 숫자가 아니라 숫자 이면에 있는 팬들의 열정을 발견해야 한다. 나아가 관중 밀도가 아니라 야구장을 직접 찾는 충성도 높은 팬들에게 스토리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 프로야구의 흥행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라이벌전을 통해 성장해왔고 대중화의 자양분을 얻어 냈다. 이러한 열정을 만드는 라이벌전의 핵심은 지역과 사물이다. 경북고와 군산상고, 목포의 눈물과 부산 갈매기 등의 라이벌 경기가 펼쳐지거나 지하철 더비(지하철을 타고 경기장을 이동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 팀간의 경기)와 같은 매개를 설명하는 스토리가 만들어 져야 한다. 더비 게임을 통해 서로 울고 웃으면서 지역은 하나가 되고 국민들은 힘을 얻게 된다. 10구단 선정에서 KT의 성공이 더욱 빛나는 것도 부영-전북이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샤우팅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야구 경기가 시작 되면 모든 관중들의 시선은 야구공 하나에 집중 된다. 이때 볼 하나에 웃고 우는 행복과 슬픔의 탄식을 통해 수만명의 관중들은 하나가 된다. 샤우팅은 하나 된 함성으로 스트라이크, 안타, 아웃, 홈런, 베이스 밟기 순간에 극적으로 표출된다. 샤우팅이 터져나올 때 마다 관중과 팬 그리고 국민 전체는 한 마음이 된다. 샤우팅은 한 경기 동안 몇 번이나 만들어 질까? 야구의 경우 평균 3시간 20분, 양 팀 점수 15점 경기를 기준으로, 평균 150회 전후로 쾌감을 느끼는 순간들이 만들어 진다고 한다. 경기평균 2~3분마다 샤우팅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야구장에 가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니다. 이처럼 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다양한 이야기가 뒷받침 돼야 한다.

프로야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역전의 순간, 열정과 샤우팅이 나올만한 분위기는 충분히 무르익었다고 보여진다. 이를 더욱 발전 시켜 나가려면 프로 구단들은 KT와 부영이 제출한 제안서의 내용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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