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도서구입비가 2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9년 전보다 소득이 55% 늘어났음에도 책값 지출 비중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독서의 해'행사를 열고 각종 독서운동과 독서진흥정책을 내놓았던 노력에 비하면 참담한 결과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도서비는 월평균 1만9,026원으로 전년 2만570원보다 7.5%나 줄었다. 가계동향조사 대상을 전국 가구로 확대한 2003년 이래 2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며, 1999년 집계한 '2인 이상 도시가구' 기준 1만8,181원 이후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도서비는 2003년 2만6,346원과 비교하면 9년 만에 28% 감소했다. 2003년보다 지난해 소득은 55%, 소비지출은 45% 늘어난 것에 비하면 심각한 정도다. 도서비는 2003년 최고치를 찍은 후 이듬해 2만1,000원대로 급락하고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2011년 6.1% 줄어드는 등 2년째 감소세다. 인터넷쇼핑 서적 거래도 2001년 해당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한국출판연구소 백원근 책임연구원은 "문화비 지출은 늘고 있는데 유독 도서 구입비만 하락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독서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발행한 '2012년 출판 통계'를 보면 1년 간 출협을 통해 납본된 신간 도서의 발행 종수는 3만9,767종(만화 포함)이고, 발행 부수는 8,690만 6,643부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 각각 9.7%, 20.7% 감소한 수치로 2000년 이후 연간 발행부수가 처음으로 1억부에 미치지 못했다. 종당 평균 발행 부수 역시 2,185부로 전년 2,488부에 비해 12.2% 감소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년마다 시행하고 있는 '국민독서실태조사' 역시 2011년 1년간 한 권 이상의 책을 읽은 독서율은 66.8%에 그쳐 성인 10명 중 7명도 책을 읽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성인들의 평균 독서량은 9.9권으로 집계됐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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