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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 쓰던 약을 3개 썼더니, 영아 에이즈 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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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 쓰던 약을 3개 썼더니, 영아 에이즈 완치

입력
2013.03.0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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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바이러스(HIV)를 가지고 태어난 미국의 영아가 표준치료용 약품 3개를 한꺼번에 쓰는 간단한 방법을 통해 완치된 것으로 보고됐다. 매년 전세계에서 HIV를 가지고 태어나는 33만명 영아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미시시피 메디컬센터의 한나 게이 박사는 3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레트로바이러스(DNA가 아닌 RNA에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 및 면역 감염 콘퍼런스에서 생후 2년6개월 된 여자 아이의 HIV 완치 사례를 발표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의료진은 아이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세 가지를 섞어 액체 상태로 주사했다. 이제껏 영아에게는 대체로 한 가지 항레트로바이러스제만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산모가 HIV 감염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어 임신 중 태아에게 HIV 이전을 억제하는 약물을 전혀 쓰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의료진은 더 공격적으로 영아에게 약물을 투여하기로 결정했다.

영아 약물 치료는 생후 30시간 이전에 시작됐으며 치료 한 달 후 영아의 혈액 내 HIV 수치가 급속히 낮아져 일반 검사로는 검출이 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아이는 생후 18개월 무렵부터 병원을 찾지 않다가 생후 23개월 때 다시 병원을 방문했는데 이때 의료진의 예상과 달리 모든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게이 박사는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 대학으로 옮겨진 뒤 HIV의 유전물질인 RNA 조각을 찾기 위한 두 차례 검사가 실시됐는데 이때도 한번의 검사에서 단 한 쌍의 RNA 조각이 검출됐을 뿐이다.

정확한 치료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생후 즉각적으로 이뤄진 강력하고 신속한 약물 투여가 HIV가 단기 면역세포에서 복제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백혈구의 감염을 막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1년 40대 미국인이 HIV 면역 유전자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골수 줄기세포를 이식받고 완치된 적이 있지만 이번 사례는 표준치료를 이용한 간단한 방법으로 완치된 것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의료계는 추가 임상연구를 통해 효능이 확정되면 영아 에이즈 퇴치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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