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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비중 등 상황 제시할 필요… 해결책은 정부·기업 구분하는 게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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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비중 등 상황 제시할 필요… 해결책은 정부·기업 구분하는 게 바람직

입력
2013.03.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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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구조나 표현내용에서 누가 읽어도 고개를 끄덕일 정도의 완결성을 갖추고 있다면 그것은 좋은 주장 글이다. 주장 글은 설득을 위한 담론이다. 사회문제에 관한 주장 글은 사회현상에 관한 적절한 문제제시와 이에 대한 해결책의 언급이 필수적이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상황제시-문제제기-해결의 당위성-구체적 해결책' 순으로 구성이 되어야 한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상황과 문제 그리고 해결책의 논리적 연계성이 함축되어야 한다.

먼저 평가 대상 글의 형식적인 얼개구조를 살펴본다. '왜 우리는 비정규직 문제에 주목하는 것일까?-사회문제를 야기하고 기업경쟁력을 약화-방어장치를 마련-비정규직 노조의 활성화가 필요-기업들의 인식전환이 필요-각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노력이 필요'라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개념과 문제점이 언급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구조이므로 외견상 타당하다.

그렇지만 평가 대상 글에서는 비정규직의 개념은 확인되지만 왜 비정규직이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상황제시가 부족하다. 전체 노동자의 숫자 그리고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과 관련된 수치적인 언급이 있어야 설득력이 높아진다. 중대한 범죄나 비리의 경우는 숫자가 작아도 논의의 대상이 되지만 비정규직 문제와 같이 경제정책과 노동계약에 따른 선택의 문제는 해당 노동자의 숫자와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논의의 중요도가 달라진다.

예컨대 평화통일이나 독도 영토문제와 같이 대조되는 개념이나 상황이 명백한 경우에는 이것에 관한 논의는 암묵적 전제가 되어 굳이 지면상으로 다룰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친일파 청산, 강제위안부 배상, 제왕적 대통령 등과 같이 담론의 범위가 넓은 경우는 왜 그것이 여기서 문제가 되는지를 언급해 주어야 한다. 상황파악이 선행되어야 담론의 범위가 확정되고 해결책에 관한 논의가 매끄럽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내용적 연계성을 살펴본다. 첫 단락에서 양극화 해소를 언급했다. 그리고는 비정규직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양극화라는 넓은 외연을 가진 개념을 제시했다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부연설명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양극화와 비정규직 문제가 어떻게 직접적으로 연계되는지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한다. 물론 비정규직 문제를 확장하면 양극화와 연결될 수는 있겠지만 선문답 하듯이 화두를 던지고 논의를 이끌어 가면 담론의 초점이 흐트러진다.

계속해서 해결방안의 구성을 보자. 해결책은 크게 의식변화와 제도 개선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평가 대상 글은 먼저 방어장치의 마련을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는 비정규직 노조의 강화와 활성화를 제안하고 있다. 제도 개선측면에서 해결책을 제안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두 해결책의 논리구성상의 차이가 불명확하다. 병렬적으로 해결책을 나열하지 말고 차라리 정부와 기업으로 주체를 나누어 언급하거나, 입법과 행정으로 영역을 구분하여 접근했으면 더 명확한 주장 글이 되겠다.

같은 의문점이 세 번째 해결책에서도 드러난다. 의식전환을 언급하면서 기업들로만 논의를 좁혔다가 다음 단락에서 사회 정부 기업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인정하자고 주체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처음부터 의식전환의 주체를 나누어 각각의 주체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를 다룬다면 더욱 설득력이 커질 것이다. 주체를 민간과 정부로 나누거나 개인 사회 국가로 나누어 해결책을 짚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끝으로, 마지막 단락에서 언급한 기업의 이미지 제고나 정책에 대한 영향은 전체 글의 맥락상 사족이다. 이 주장 글은 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방법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굳이 마지막에 해결에 따른 순영향을 언급해서 얻을 논리적 실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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