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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노하우 해외에 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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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노하우 해외에 알려요"

입력
2013.03.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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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SK그룹이 추구하는 나눔 경영의 모토다. 단순한 기부 보다는 지속 가능한 모델 구축에 초점을 두고 있다. 단순 기부가 투입 비용 대비 3~4배의 경제ㆍ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면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면 수 십배의 파급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K이노베이션의 사회공헌 활동도 모그룹의 이런 기조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06년 '24시간 영ㆍ유아 보육지원사업'을 시작하며, 사회적기업 확산에 첫 발을 내디뎠다. 보육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의 성과를 거두자 회사는 본격적인 사회적기업 설립에 나섰다. 2008년 정부(통일부), 비정부기구(열매나눔재단)와 파트너십을 토대로 박스 제조기업인 '메자닌아이팩'을 만들었다. 사회투자지원재단, 열매나눔재단 등과는 친환경 블라인드 제조업체 '메자닌에코원' 설립의 산파 역할을 맡기도 했다.

노하우와 자신감이 쌓이면서 SK이노베이션은 2011년부터 사회적기업 기획과 설립, 운영의 전 과정을 직접 챙기는 사업의 주체로 등장했다. 그 첫 결실이 '행복한 농원'이다. 행복한 농원은 초화류와 관목류 재배 및 판매, 조경 관리를 주업을 한다. 겉으로 보면 화훼류를 생산하는 농업 기업에 불과하지만, 일자리를 만들고 현장 학습의 장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사회적기업의 해외 영토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 12월 페루 액화천연가스(LNG) 유전개발지역에서 농촌진흥센터 'SK Yachaywasi'의 개소식이 열렸다. 회사가 시행해 온 농촌개발 프로그램을 사회적기업 형태로 변형한 것인데, 농촌 빈민가구에 기술을 전수하고 컨설팅 및 판로 지원 등을 통해 농가의 성공적 자립에 도움을 주는 구심점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사실 SK그룹 봉사 철학의 뿌리는 고 최종현 선대 회장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말을 싫어한다. 우리는 사회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빚을 지고 있다. 기업의 수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었다."

최 전 회장이 누누이 강조했던 이 말은 사회공헌에 대한 SK의 철학을 고스란히 함축하고 있다. 2006년 개장한 '울산 대공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 전 회장은 1995년 공원을 조성해 달라는 울산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1년에 100억원씩 10년을 지원하겠다"고 흔쾌히 약속했다. 산업도시 울산을 친환경 터전으로 탈바꿈시키고 SK이노베이션(당시 유공)이 세계적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조력을 아끼지 않은 울산 시민에게 보답한다는 취지였다.

공원이 문을 열기까지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공사는 이듬해 곧바로 시작됐지만 98년 최 전 회장의 타계와 외환위기 등이 겹치면서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다소의 지연이 있더라도 10년간 우직하게 공사를 밀고 나간 끝에 연간 600만명이 찾는 울산의 대표 명소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SK가 그룹 차원에서 1,020억원을 투자해 완공한 대공원은 부지 면적만 363만㎡(110만평)에 이른다. 울산 시민(110만명)이 1인당 1평씩 소유할 수 있는 규모다.

SK그룹 관계자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금전적 기부가 아니라 울산 시민의 동반자로서 안락한 휴식처가 돼주는 공원을 선물한 덕분에 회사의 건강한 이미지를 지역 사회에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저소득층의 겨울나기에 꼭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등 전통적 나눔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올해로 11년째를 맞은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는 매년 11월 초부터 12월 중순까지 7만여 포기의 김치를 담가 전국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아 등에게 사랑의 온기를 전한다. 서울 울산 대전 인천 등 회사의 사업장이 위치한 전국 12개 지역 소외계층이 대상이다.

고유가 시대에 맞춰 대표적 서민 난방 연료인 연탄을 보조하는 일도 SK이노베이션의 사업 특성을 살린 맞춤식 봉사로 평가 받는다. '사랑의 연탄나눔' 활동은 2005년부터 시작됐는데, 임직원들이 함께 참여해 이웃사랑의 의미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지난 겨울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370여 가구의 부엌을 11만장의 연탄으로 빼곡히 채웠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 50년간 경제발전과 사회공헌에 기여해 온 회사의 자부심을 이어 받아 행복경영이라는 SK 고유의 기업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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