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우선, 부처간 견제와 균형, 한미관계 강화.
박근혜정부의 초대 외교안보분야 주요 인선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대북 억지력을 중시하고 대통령의 부처 장악력을 극대화하면서 한미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세가지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군 출신을 대거 발탁한 점이 두드러진다. 박 대통령이 2일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을 국가정보원장에 지명하면서 앞서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김병관 국방부장관후보자에 이어 육군 장성 출신이 3명으로 늘었다. 외교ㆍ통일부 장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포함해 6명의 외교안보라인 중 절반에 달한다.
정부 관계자는 3일 "군 출신이 반드시 호전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정통하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대북 강경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우리 군과 정보당국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던 실수를 3차 핵실험 이후의 안보위기 상황에서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육사 출신은 최고의 엘리트였고 충성심도 강했던 긍정적 경험이 박 대통령의 인선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남 후보자가 김장수 내정자를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남 후보자는 육사 25기로 김 내정자(27기)의 선배다. 두 사람 모두 육군참모총장을 지냈다. 남 후보자는 김 내정자 보다 앞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새 정부의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는 김 내정자다. 특히 김 내정자는 박 대통령의 외교안보분야 최측근인데다 국방부 장관을 맡았던 2006 말부터 2008년 초까지 당시 한미 연합사 부사령관이던 육사 1년 후배 김병관 국방부장관(28기) 후보자와 호흡을 맞췄던 만큼 무게중심이 김 내정자로 쏠릴 가능성이 많았다. 그러나 선배인 남 후보자의 등장으로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남 후보자와 김 내정자는 엄밀히 말하면 경쟁관계"라고 말했다.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성향이 안보분야에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주미공사를 거친 미국통이고, 남재준ㆍ김병관 후보자는 한미 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내 양국 간 군사협력에 밝다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차질없이 준비하기 위해 대미라인을 중용했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전시작전권 전환 등 2015년은 한미관계가 질적으로 달라지는 시기"라며 "현 정부 초기단계에서부터 완벽하게 대비하기 위해 외교안보라인에 미국 전문가들이 기용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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