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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휴대폰을 바꾸라고?

입력
2013.03.0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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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휴대폰을 바꾸라고?"

경기도교육청과 한 이동통신업체가 스마트폰을 이용한 교육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일선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멀쩡한 스마트폰을 바꾸라고 유도해 물의를 빚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교육청은 LG유플러스와 계약을 맺고 '스마트IT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전화와 스마트폰의 영상회의, 이메일, 메신저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해 교직원-교사-학부모가 언제 어디서나 신속하게 의사 소통을 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LG유플러스가 지정한 특정 스마트폰에서만 작동한다는 점. 교사와 학부모들이 이를 이용하려면 LG유플러스로 옮긴 뒤 전용 스마트폰을 구입해야 한다. 심지어 기존 LG유플러스 가입자들도 새 전용 스마트폰으로 바꿔야 한다. 더불어 이 시스템을 적용하는 학교의 유선전화도 모두 이 회사의 인터넷전화로 바뀌게 된다.

이를 위해 도 교육청은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진 뒤 수요조사명목으로 지난 달에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스마트폰 교체를 유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학부모들에게는 일선 학교에서 스마트IT 사업 동의 여부를 묻는 가정통신문 형태로 전달됐다.

이에 일부 학부모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특정 스마트폰에서만 작동하는 시스템이란 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수요 조사 명목으로 사실상 스마트폰 교체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293억원의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대신 스마트폰 교체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경기도 의회에서는 도 교육청 산하 학교의 60%가 LG유플러스의 유선전화 및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으면 도 교육청이 투자비 일부를 물어내야 하는 계약 때문에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경기도 교육청은 애매한 입장만 내놓고 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원래 도 교육청 산하 북부교육청에서 실무작업을 했는데 3월1일자로 도 교육청으로 실무가 이관돼 아직 업무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고 북부교육청 관계자는 "도 교육청으로 업무를 넘기면서 실무팀이 해체돼 내용을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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