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 온 국가미래연구원이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민간 정책연구기관으로서의 '홀로서기'를 선언하고 나서 주목된다.
박 대통령의 정책 핵심 브레인으로 활약했던 김광두 원장은 3일 서강대 마테오관에서 연구원 홈페이지 론칭 행사를 갖고 "특정 정치집단이나 정치인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적 싱크탱크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로 꼽히는 '헤리티지 재단'을 롤 모델로 한국판 개혁적 보수를 표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지금부터 상호 독립적인 관계이고, 박 대통령은 우리 회원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2010년 12월 연구원 출범 때 발기인으로 참여했지만, 지난해 대선 이후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원은 이날 행사에서 새 정부의 '불통'논란을 겨냥한 듯 '소통'을 주제로 한 두 개의 영상물을 선보였다. 김학수 서강대 교수는 '새 정부에게 바란다'는 영상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국민의 정보 욕구가 강해지는데 이를 채우지 못하면 불통 이미지가 생긴다"며 지난해 12월 윤창중 인수위원회 대변인의 '밀봉 인선 봉투'를 "(불통 이미지의)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이 3개월마다 국민행복·민생·국민안전지수 등 3대 지수를 발표해 새 정부의 국정운영 성적표를 매기겠다는 것도 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첫 번째로 공개된 민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5.05포인트, 이명박 정부에서 6.11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연구원은 새 정부와 청와대에 기용된 회원들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회원 자격 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는데 다수가 탈퇴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으로 활동하다 중도 하차한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가 이날 행사에 회원 자격으로 참석하려 했으나 언론 등이 부담이 돼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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