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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들,선임계 안 내고 '조커 변호사'로 고위 현직과 '막후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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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들,선임계 안 내고 '조커 변호사'로 고위 현직과 '막후 거래'

입력
2013.03.0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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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첫 국무총리와 법무부,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대형 로펌 출신으로 채워졌다. 이들은 모두 공직에서 로펌으로 갔다가, 다시 공직으로 돌아온 케이스다. 로펌이 전관예우를 넘어 이제는 전관의 공직 복귀를 대비해 후관예우까지 해준다는 의미의 '쌍관예우'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공직을 떠나자마자 월 평균 1억원에 달하는 돈을 벌다가 다시 후관으로 공직에 돌아오는 이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로펌이 한국의 공직사회를 지배한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대형 로펌의 전관 싹쓸이 실태, 그것이 공직사회에 미치는 문제점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

국내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 5명 가운데 1명은 법관이나 검사 출신, 10명 중 1명은 부장판사 혹은 부장검사급 이상 간부 출신이다. 대법관, 법무부장관 출신은 물론 경제부처 장관 등 변호사 자격이 없는 고위 공직자 출신도 다수다. 대형 로펌은 이른바 '전관 블랙홀'이 됐다.

3일 한국일보가 매출액 기준 상위 6대 로펌인 김앤장, 태평양, 광장, 세종, 율촌, 화우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소속 변호사와 고문 및 전문위원 등 1,672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판ㆍ검사 출신이 348명으로 20.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부장판사, 부장검사 출신이 104명이었고 대법관, 검사장 등 차관급 이상 출신 고위 인사가 63명이나 됐다. 매출액과 전체 변호사 수에서 업계 1위인 김앤장이 판ㆍ검사 출신 140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화우(65명) 태평양(54명) 광장(48명) 세종(32명) 율촌(9명)이 뒤를 이었다.

로펌은 고문, 전문위원 등의 직함으로 비법조인 출신도 다수 고용하고 있다. 건설교통부, 여성가족부 장관 출신을 비롯해 외교부 출신, 경제 감독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금융감독원 고위직 출신이 148명(8.9%)이나 됐다. 역시 김앤장이 58명(14%)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태평양(23명) 광장 율촌(각 19명) 세종(17명) 화우(12명) 순이었다.

로펌 측은 이에 대해 "각계각층의 전문가로부터 법률적, 실무적 자문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전관예우 및 후관 대비를 위한 사실상의 로비스트 고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고위공직자 출신이 로펌이라는 거대 조직에 고용되면 개개인이 드러나지 않아 공직자윤리법 등 규제를 피할 수 있다"며 "우리사회가 서서히 대형 로펌이 지배하는 '로펌 공화국'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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