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부 육군참모총장 출신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국가정보원장에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을 내정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남 후보자 외에 박 대통령이 이미 인선한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박흥렬 경호실장도 육참총장 출신이다. 나란히 36ㆍ37ㆍ38대 육참총장을 지낸 세 사람은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육참총장 출신들이 박근혜정부 들어 성가를 올리고 있는 셈이다.
육사 25기 출신인 남 국정원장 후보자는 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4월 육참총장에 임명됐다. 2년 임기를 마치고 2005년 육참총장 바통을 육사 2년 후배에게 넘겼는데 바로 김 안보실장 내정자다. 두 사람은 육참총장에 오르기 전의 이력이 합참 작전본부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으로 똑같다.
김 안보실장 내정자는 2006년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방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육참총장의 바통을 육사 1년 후배인 박 실장에게 넘겼다. 박 실장은 김 내정자의 육참총장 시절 육군참모차장이었다.
박 대통령과의 인연은 남 후보자가 가장 먼저였다. 남 후보자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국방안보특보를 맡으며 국방안보 분야 좌장 역할을 했다. 박 대통령에게 김 안보실장 내정자를 '연결'해 준 사람도 남 후보자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박 대통령이 노무현정부 출신을 중용한 데 대해 "국민통합 차원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이명박정부 출신은 아직 쓸 시기가 아니고 김대중정부 이전 사람들은 너무 나이가 많기 때문에 자연히 참여정부 출신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지명한 김병관(육사 28기)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예비역 4성 장군이지만 육참총장 출신은 아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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