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멘 당국에 나포된 이란 선박에서 중국산 현대식 방공미사일이 발견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이란과의 무기 거래를 금지한 미국 및 국제사회의 제재에 허점이 드러난 것으로 미국과 중국 간에 외교적 갈등이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1월 23일 예멘 당국이 미국 해군과 공조해 아라비아반도 남쪽 영해에서 나포한 이란 선박에는 2005년 제작된 중국산 열추적 방공미사일 QW-1M 10기가 실려 있었다. 미사일 제조사로 파악된 중국정밀기계수출입공사는 이란과 파키스탄에 미사일 등을 판매한 혐의로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국영기업이다. QM-1M은 미국제 스팅어미사일처럼 개인 휴대가 가능한 지대공미사일이다. 선박에서는 또 자동소총용 탄약통 3만1,600여개가 발견됐는데 역시 미국이 제재하고 있는 이란업체의 제품과 유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예멘 정부는 선박에 실린 무기가 자국 북부 사다 주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시아파 후티 반군에 전달될 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2004년부터 6년 간 예멘 정부와 내전을 치렀던 반정부 무장세력으로 이란 시아파 정권의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이란이 예멘,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팔레스타인, 수단에서 시아파 무장조직을 지원하며 역내 미국의 최대 동맹이자 수니파 정권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견제해왔다고 보고 있다. NYT는 “이란이 제재를 어기고 무기 수출을 지속하면서 아라비아반도 상공에서 민간 및 군용 항공기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이란과 무기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는 미국의 의심도 커질 전망이다. NYT는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인용해 “2008년 부시 행정부가 이란을 통해 이라크 시아파 반군에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중국제 방공미사일을 입수한 뒤 중국에 이란과의 무기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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