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에 파병된 차드군이 1월 알제리 가스 생산시설 인질극을 주도했던 이슬람 무장세력 ‘마스크를 쓴 여단’의 지도자 모크타르 벨모크타르(41)를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말리 사태에 개입한 프랑스군 등은 아직 그의 사망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차드 국영 TV는 2일 “차드군이 말리 북부 아드라르 지역의 반군 기지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벨모크타르 등 반군들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알제리 출신인 벨모크타르는 세속주의를 표방하는 정부에 반발해 1990년대부터 이슬람 무장투쟁을 해왔다. 알제리 이슬람 무장세력인 무장이슬람그룹(GIA)에 속해 있다가 2006년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에 합류해 지도자로 성장했다. 전투 중 한쪽 눈을 잃어 ‘애꾸눈’으로 불리며 담배 밀매 사업에 뛰어들어 ‘미스터 말보로’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난해 말 AQIM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벨모크타르는 독자 무장단체인 ‘마스크를 쓴 여단’과 최정예 대원으로 구성된 ‘피로 서명한 자들’을 결성하고 외국인 납치 등을 주도했다. 1월 중순에는 알제리 인아메나스 가스 생산시설을 점거하고 인질극을 일으켜 37명이 숨지게 했다.
차드군은 앞서 말리 북부에서 AQIM의 최고사령관 아부 자이드(46)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자이드가 지난달 28일 프랑스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알제리 정부는 자이드의 DNA로 신원을 확인 중이다.
자이드와 벨모크타르의 사망이 확인되면 반군의 핵심 인사를 제거한 것이어서 국제사회의 말리 개입이 성공적으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CNN방송은 “자이드의 사망은 말리 등 서아프리카에 근거지를 두려 했던 AQIM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한 이슬람 전문가는 “이슬람 무장세력은 지도자가 사망했을 경우 숨기지 않고 대외적으로 알린 후 보복을 다짐한다”며 “차드군이 사기를 돋우기 위해 사망을 주장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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