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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5배 성장 등 경제는 성과 말로만 끝나버린 개혁은 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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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5배 성장 등 경제는 성과 말로만 끝나버린 개혁은 흠으로

입력
2013.03.0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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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중국 국가주석직과 국무원 총리 자리를 내놓고 떠나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공과 평가와 퇴임 후 거취가 관심을 끌고 있다.

후-원 집권 10년의 가장 큰 성과는 역시 경제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10년 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0조위안(약 1,750조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의 GDP는 52조위안(약 9,100조원)에 이르렀다. 재정 수입도 2003년 2조위안(약 350조원)에서 2011년 10조위안을 돌파할 정도로 커졌다. 수출입액은 지난 10년 사이에 6,200억달러(약 671조원)에서 3조6,000억달러(약 3,900조원)로 증가해 세계 6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CCTV는 최고 지도부의 설계와 방침이 정확했기 때문에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무수히 외쳤던 개혁이 결국 말에 그쳤다는 것은 흠으로 꼽힌다. 공무원 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공직자 재산 공개법의 제정이 여러 차례 추진됐지만 실현된 것은 거의 없다.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한 소득분배개혁안도 매번 연기되며 공수표가 됐다. 보시라이(博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의 낙마 과정에서 드러난 중국 지도부의 추악한 민낯과 암투는 민심의 이반을 낳았다. 심지어 서민 총리라는 온 총리 일가의 축재설은 중국 사회의 병폐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줬다.

후-원 체제가 막을 내리면서 두 사람이 어떻게 지낼지도 주목된다. 후 주석은 지난해 11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에게 당권과 함께 군권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넘겨준 만큼 국가 주석까지 이양하면 말 그대로 완전 은퇴하게 된다. 당권을 넘기고도 2년 동안 군권을 내놓지 않았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달리 권력에 초연한 그의 모습에 큰 박수가 쏟아졌다. 이에 따라 후진타오는 은거하며 지낼 가능성이 크다. 후 주석이 지난해 말 무려 34년 만에 고향인 장쑤(江蘇)성 타이저우(泰州)를 찾은 것은 시사점을 준다. 그는 지난해 12월 27일 모교인 타이저우고교를 방문, 기념식수를 한 뒤 자신이 공부했던 교실의 나무 책상에 앉아 눈시울을 적셨다.

원 총리도 조용한 여생을 보낼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당 대회에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직을 내놓은 후에도 총리로서 민생을 살피는 데 발품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말에는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현을 찾아 주민들과 춤을 추고 물만두를 쪄 먹으며 그들을 위로했다. 이 곳은 2010년 지진으로 3,000명 가까운 사망ㆍ실종자가 생긴 곳이다. 원 총리는 지난달에도 산시(陝西)성과 간쑤(甘肅)성의 재해 발생지를 찾아 마지막 소임을 다했다. 그는 최근 “그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늘 부족한 면이 많았다는 것을 느낀다”며 “창피해서 자책하게 된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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