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대만에 중국과 연계하지 말 것 요청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미일 정상회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 문제를 두고 “중국이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이해한다”는 입장을 은밀히 전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3일 보도했다. 센카쿠를 둘러싸고 중립적 입장을 고수해온 미국 정부의 태도와 다른 것이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에서 센카쿠 열도를 일본식 명칭인 ‘센카쿠’라고 두차례 발언했으며, 중국 함정이 일본 해상자위대에 사격용 레이더를 조준한 것을 염두에 두고 ‘긴장감 고조’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아베 총리는 “센카쿠는 일본 스스로의 힘으로 지킬 것이며 냉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대답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베트남 및 필리핀 등과 영유권 분쟁중인 남중국해와 관련해 “법의 지배에 근거한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며 중국이 국제법을 따라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산케이신문은 미국 정부가 대만에 센카쿠 주변 해역의 선박 항해 자제를 요청했다고 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대만 선박은 1월 24일과 26일만해도 센카쿠 주변 접속수역을 항해했지만 미국의 요청에 따라 1월 27일 이후에는 접속수역을 항해하지 않고 있다. 대만 정부는 특히 1월 24일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에 항의하기 위해 시민단체 회원을 태우고 접속수역을 항해한 자국 선박에 3개월 출항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대만 외교부도 지난달 8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센카쿠 문제를) 중국과 연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도 센카쿠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과 연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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