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의료비 본인부담 비중이 높아 의료의 형평성과 접근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흡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 '우리나라 건강수준과 보건의료성과의 OECD 국가들과의 비교'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4번째로 의료비의 공공재원 비중이 낮고 본인부담 비중이 높다. 우리나라의 공공재원 비중은 2000년 48.6%에서 2010년 58.2%로 늘기는 했지만 국내총생산(GDP) 수준에서 기대되는 비중(70%)에는 여전히 못 미쳤다. 본인부담(공공재원과 민간보험을 제외한 지출액) 비중은 2010년 32.1%로 2000년(41.5%)보다 낮아졌지만 GDP 기준 기대치(20.9%)보다 1.5배나 높은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지난 10년간 본인부담 비중을 줄이기 위해 시행한 고액중증질환자와 6세 미만 아동, 희귀난치성 환자의 본인부담 인하 등 정책에 대해 보고서는 "장기적 목표와 원칙 없이 단기적 정책 도입에만 치중해 뚜렷한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가구의 가처분 소득 중 보건의료비 지출이 40%가 넘는 '재난적 의료비' 발생가구 비율도 2.96%로, 공공재원∙본인부담 비중을 고려한 기대치(1.2%)보다 2.5배나 높았다.
보고서는 "기초생활수급자는 의료비를 전액 지원받을 수 있지만 차상위 계층은 여전히 본인부담이 커 중증질환 등에 대한 의료비 부담이 매우 높다"며 "보장성 강화정책을 중증질환뿐 아니라 저소득층의 부담이 높은 질환으로 확대하고, 본인부담금 비중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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