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있으면 수학, 누나 있으면 언어 잘한다

형(오빠)이나 누나(언니)의 존재가 아이들의 학습능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형(오빠)이 있는 아이는 누나(언니)가 있는 아이보다 수학을 잘했다.

3일 삼성경제연구소 조현국 수석연구원이 발표한 ‘학습능력에서의 또래 효과’ 논문에 따르면 형이 있는 그룹은 누나가 있는 그룹보다 대학수능시험 수리영역과 언어영역의 백분위 점수 차가 약 5.7점 더 컸다. 2004년 당시 고3인 학생 중에서 형이나 누나가 있는 두 자녀 가정의 학생 510명을 형이 있는 그룹(전체의 55%)과 누나가 있는 그룹(45%)으로 나눠 수능 수리영역의 표준점수에서 언어영역 표준점수를 뺀 수치를 비교한 것이다.

조 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는 형이 있는 학생이 상대적으로 수학을 잘하고, 반대로 누나가 있는 학생은 상대적으로 언어를 잘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는 형제의 영향을 받는 ‘동료 효과(peer effects)’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 연구원은 “국제성취도 평가 결과 등을 보면 남학생이 수학을 잘하고 여학생이 언어를 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동생이 이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형제(자매ㆍ남매) 간 나이 차이가 작을수록, 방을 같이 사용할수록 뚜렷하게 나타났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