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과 미국의 체육 교류에 기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스포츠 교류를 통한 북미 관계개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 1위원장이 전날 전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맨 일행과 함께 북한 올림픽위원회 주최의 만찬에 참석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원수님(김정은)은 이런 체육교류가 활성화돼 두 나라 인민(국민)들이 서로 이해를 도모하는데 기여하게 되리라는 기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 1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로드맨 일행이 이번 평양 방문을 통해 우리 인민들, 특히 농구애호가들과 더욱 친숙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드맨도 "김 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를 미국인으로 처음 만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미국과 북한 사이의 체육 교류가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로드맨은 또 김 1위원장에게 '굉장한 사람(awesome guy)',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부인 김일성 주석에게는 '위대한 지도자(great leader)'라며 김씨 일가 3대를 칭송하기도 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 1위원장이 전날 리설주 및 로드맨과 함께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미국의 묘기 농구단 '할렘 글로브 트로터스'과 조선체육대학 홰불(횃불)농구팀의 혼합경기를 관람한 사실도 상세히 보도했다. 김 1위원장과 로드맨은 옆 자리에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람했으며 로드맨 일행은 김 1위원장에게 '할렘 그로브 트로터스'의 유니폼을 선물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임박한 가운데 김 1위원장이 로드맨과 경기를 관람하면서 북미 체육 교류에 대한 기대를 표명한 것은 대미 유화 제스처의 하나로 해석되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 1위원장이 보여준 일련의 행보는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미국과 전면 대결전 양상을 띠곤 있지만 대화를 통한 관계 개선도 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며 "북한이 폐쇄적이지 않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로드맨의 방북은 농구광으로 알려진 김 1위원장의 단순한 취미활동의 일환이란 분석도 없지는 않다.
앞서 중국 신화통신은 지난 달 28일 "로드맨이 판문점을 방문한 뒤 5일 북한을 떠날 예정"이라고 보도했지만 로드맨은 일정이 빨리 끝난 관계로 이날 저녁 귀국길에 올랐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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