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일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천 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일본이 우리와 동반자가 돼 21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4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역사는 자기 성찰의 거울이자 희망의 미래를 여는 열쇠인데 한국과 일본, 양국간의 역사도 마찬가지"라며 "역사에 대한 정직한 성찰이 이뤄질 때 공동 번영의 미래도 함께 열어갈 수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의 미래 세대에까지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지워서는 안 된다"며 "우리 세대 정치지도자들의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국과 일본이 아픈 과거를 하루빨리 치유하고 공영의 미래로 함께 나갈 수 있도록 일본정부는 적극적인 변화와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양국이 화해와 협력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일본이 지난 역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과거사에 대한 일본 측의 반성과 책임을 강한 어조로 촉구한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5년 전 취임 직후 3ㆍ1 기념식에서 한국과 일본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강조하면서 실용의 자세로 나아가자고 촉구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강경한 태도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위기와 관련, "북한은 핵 개발과 도발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고 고립과 고통만 커진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도발을 중지할 때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될 수 있고 남북한 공동발전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저는 북한의 도발에는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되 북한이 올바른 선택으로 변화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더욱 유연하게 접근할 것"이라며 "북한도 그 동안의 남북합의와 국제적 합의를 존중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신뢰의 길로 나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제가 취임사에서 밝힌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으로 희망의 새 시대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자 한다"며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 개개인의 행복이 국력의 토대가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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