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겉으로는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으르렁대고 있지만, 초읽기에 몰린 여야가 이번 연휴기간 동안 극적 타결을 이뤄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주목된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28일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와 관련해 "이번 주말이 고비"라며 협상 돌파구 마련을 위한 방안으로 '국회의장단과 여야 당대표, 원내대표간의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황 대표는 이어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정부조직법 통과와 대다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 같은 연석회의 제안에 "알맹이 없는 겉치레 만남을 제안한 것이라면 언론홍보용 제안에 불과하다"며 "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 변화 없이 생색내기 홍보사진용 만남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단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여당이 야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변화된 내용을 제시하기 위한 제안이라면 얼마든지 찬성하고 환영한다"는 전제조건을 남겨 놓았다.
여야 양측이 신경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당장 협상 진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여야는 이날도 상대를 비판하며 여론전에 열을 올렸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박 대통령이 처음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 불참한 것에 대해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데 일부러 공백으로 둔 것 아니냐"며 "안보를 홍보에 이용하려는 행태로 (청와대가) 왜곡된 여론전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새누리당 신의진 원내 대변인은 "민주당이 '방송장악 사령부'라고 우려했던 방송통신위원회에 방송통신융합 업무를 그대로 존치하자는 것은 말 바꾸기"라고 비판했다.
정부조직 개편안 마련에 참여한 강석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신 융합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여야가 표면적으로는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지만 극적 타결 가능성은 있다. 2월 임시국회 시한(3월5일)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이 기간 내 처리하지 못할 경우 여야 모두 비난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양측의 물밑 움직임도 감지된다. 새누리당 김기현, 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을 갖고 조율을 시도했다. 새누리당 원내관계자는 "회동에서 특별한 진전은 없었지만 조금씩 이견이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5일 본회의 처리를 위해선 일요일(3일)까지는 밤샘 협상을 해서라도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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