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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를 너무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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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를 너무 아꼈다

입력
2013.02.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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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는 선수를 남발해서 바둑을 망치고, 고수는 선수를 너무 아끼다 바둑을 진다는 말이 있다. 이 바둑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상변에서 흑이 21로 밀고 나와서 백A로 막게 하는 건 언제든지 선수가 되는 곳이다. 하지만 절대 서두를 필요는 없다. 상변 백돌을 자충으로 만드는 의미가 있어서 자칫 악수 교환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볼 때 지금 장면에서는 박정환이 애당초 1로 들여다보기 전에 먼저 흑21로 밀고 나와 백A로 받도록 하는 게 올바른 수순이었다.

박정환은 이 교환이 언제든지 절대선수이므로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13, 15 때 16, 18이 교묘한 선수 활용이다. 19를 두지 않으면 2로 상변 흑돌이 꼼짝없이 잡힌다. 이지현이 이렇게 사전 공작을 한 다음 20으로 끊은 게 결정타다. 만일 흑21, 백A의 교환이 미리 돼 있었다면 이 수가 성립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장문 비슷한 형태가 돼서 흑 넉 점이 바깥으로 탈출할 수 없다.

박정환이 그제야 21로 밀고 나갔지만 이미 한 발 늦었다. 이지현이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얼른 22로 가일수해서 흑돌을 완전히 잡아 버리자 중앙이 엄청나게 두터워졌다. 물론 백의 대성공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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