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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 마지막 청사 경교장 시민들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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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 마지막 청사 경교장 시민들 품으로

입력
2013.02.2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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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5시가 지나 서대문의 경교장(京橋莊ㆍ사진)으로 들어섰다. (중략) 이곳에서 여장을 풀었다. 조국의 품에 다시 안긴 노혁명 투사는 27년 만에 고국의 수도 서울에 그 몸을 편히 머물게 한 첫 순간이었다.'(장준하의'돌베게'중 1945년 임시정부의 환국 장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인'경교장'이 64년 만에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곳은 백범 김구 선생이 해방 이후 4년 여간 거주하며 통일운동을 벌이다 서거한 역사의 현장이다. 서울시는 종로구 평동 강북삼성병원 내 위치한 사적 465호 경교장의 원형 복원을 마치고 2일부터 시민들에게 무료 개방한다.

28일 언론에 처음 공개된 경교장 입구에 들어서자 유럽 별장 같은 고풍스러운 내부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입구 왼쪽에 마련된 귀빈 응접실 내부는 당시 국내외 귀빈들을 맞던 유럽풍의 의자와 탁자가 그대로 재현돼 있었다. 하지만 1967년부터 병원의 일부 건물로 사용되면서 당시 창문이 있던 응접실 서쪽 벽은 아쉽게도 콘크리트로 막혀 버렸다. 김구 선생은 서쪽 창문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이 아름다워 귀빈들과 기념사진을 찍을 때 마다 이 곳을 배경으로 즐겨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응접실을 나와 정문 오른쪽에는 1945년 12월 임시정부의 공식 만찬이 열린 곳이자 김구 선생 서거 당시 빈소로 쓰인 귀빈식당이 자리잡고 있다. 2010년 시작된 시의 복원 공사 전까지 병원 원무과 사무실로 사용됐지만 사료를 통해 천장을 높이고, 바닥을 다시 원목으로 덮는 등 복원 작업을 마쳤다.

64년 전 모습을 그대로 본 따 만든 대리석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김구 선생의 개인 집무실과 임시정부 요인들의 숙소가 나온다. 특히 집무실 북쪽 복도 창문에는 1949년 6월 26일 주한미군 방첩대(CIC) 요원인 안두희가 김구 선생을 향해 쏜 4발의 총탄 중 2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경교장 지하 1층은 유물 전시실이다. 전시실에 진열된 암살 당시 김구 선생의 혈흔이 묻은 '혈의(血衣)'는 서거 당시 참혹했던 현장을 짐작하게 한다. 김수정 서울시 역사문화재과 팀장은 "1938년 이란 책자에 실린 경교장의 평면도를 참고해 원래 구조와 벽 문양까지 그대로 복원했다"고 말했다. 시는 경교장을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개방한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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