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용산개발 '4조원 증자' 합의했지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용산개발 '4조원 증자' 합의했지만…

입력
2013.02.28 12:38
0 0

최악의 위기는 넘겼지만 돈줄 쥔 삼성물산 단독 증자 어렵다는 입장

다른 출자회사들은 여력 없고 주주간 갈등도 여전

최악의 위기는 넘겼지만 갈 길은 멀다. 단군 이래 최대 역사로 꼽히는 총 사업비 31조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1, 2대 주주간 증자 합의로 새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돈줄을 쥔 삼성물산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인데다, 다른 민간 출자사들은 사실상 동참할 여력이 없어 아직 순항을 장담하긴 이르다.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자본금을 현재 1조원에서 5조원으로 늘리는 사업협약서 변경안건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10명의 이사 중 7명이 참석했지만 3명은 재무적 투자자(미래에셋 등) 등이라 증자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

앞서 2대 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은 사업 성공과 서부이촌동 주민 피해를 막기 위해 코레일의 증자 방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합의안은 다음달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되는데, 증자에 성공하면 코레일이 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용산개발은 민간개발에서 공공개발로 바뀐다.

증자 내용은 코레일이 2조6,000억원, 삼성물산 등 민간 출자사가 1조4,000억원을 출자하는 것. 코레일은 완공 시점에 드림허브에서 받을 땅값 5조3,000억원 중 2조6,000억원을 자본금으로 전환하면, 드림허브의 부채(땅값)가 그만큼 줄어 4,860억원 정도의 이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의엔 다들 공감했지만 문제는 1조원이 넘는 민간 출자사들의 증자 몫 배분이다. 그간 한치의 양보도 없던 롯데관광개발이 경영권을 넘기면서까지 1대 주주 코레일의 방안을 받아들인 건 돈이 말랐기 때문. 게다가 재무적 투자자들은 증자 참여가 원천적으로 막혀있고, 건설사들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형편이 어렵다.

결국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가진 삼성물산이 거의 유일하게 증자에 나설 수 있다. 코레일의 구상 역시 삼성물산이 시공비로 받을 1조4,000억원을 미리 출자 전환하면 개발사업권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단독 증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결을 위한 답을 찾았지만 구체적인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선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구나 삼성물산은 2007년 개발사업 주관회사로 선정됐지만 2010년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해당 지위를 반납하고 현재 사업에서 손을 뗀 상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분만큼의 권리와 책임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는 만큼 증자를 하더라도 모두(다른 민간 출자사)가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출자사들은 원론적인 답변으로 눈치만 살피고 있는 형국이다. 한 관계자는 "사업성을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는 전제 하에 부담을 가급적 적게 가져가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하다. 롯데관광개발은 증자 방안을 수용하는 대신 코레일이 약속한 4,160억원의 랜드마크 계약금을 조속히 내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코레일은 민간 출자사들의 동참 없이는 계약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