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부품을 사용하셔야죠. 비품 쓰시다가 고장 날 수 있어요"
평소 자동차 수리를 받으러 정비소에 가면 이런 소리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비품이라는 말에서 나오듯 왠지 쓰면 안될 것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한다.
특히 운전을 오래했거나 간단한 정비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더더욱 불안해서 "정품으로 갈아주세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또 가격에서도 비품이 정품에 비해 2배 가까이 저렴하다 보니 '싼 게 비지떡'이라는 느낌도 심어준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정품과 비품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비품은 단순 '짝퉁'의 느낌인 것일까?
순정부품의 의미는 주문자생산(OEM) 자동차 부품을 뜻한다. 즉 완성차 제조사나 그 계열의 부품 제조업체가 공급한 부품을 말한다. 이외 모든 제조업체가 부품을 공급하면 비품(비순정부품)이 된다.
보통 브레이크패드, 에어클리너, 배터리, 엔진오일과 같이 소모품성 부품의 경우 정품과 비품의 차이는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에어클리너의 경우 통기 저항에서 비품이 살짝 낮은 정도의 차이다.
그러나 가격에서는 1.5~2배의 차이가 나는데 순정부품이 더 좋은 재료를 쓰기 때문은 아니다.
순정부품이 비싼 이유는 보통 완성차 생산중단 후 8년간 부품 공급 규정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또 위에서 말한 것처럼 자주 갈아야 하는 소모품성 부품뿐만 아니라 거의 고장이 나지 않는 부품마저 순정부품에선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비품의 경우에는 완성차 생산이 중단된 후 굳이 만들 이유가 없고, 나가지 않을 부품 또한 생산할 이유가 없다. 이런 이유가 가격을 형성할 때 가장 큰 한 몫을 한다.
물론 순정부품들이 과도한 광고 마케팅과 순정부품이 고품질 부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가격거품이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이러한 이유를 들어 정품, 비품에서 오는 부정적 용어에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다는 취지에서 '순정부품'은 'OEM부품'으로 '비순정부품'은 '규격품'으로 용어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나도 찬성이다.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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