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정운영과 관련해 내놓은 첫 일성은 '물가 안정'이었다.
취임 사흘째인 박 대통령은 이날 첫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서민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고 부당 편승 인상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등 관계 당국이 물가 안정을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인상 요인이 누적됐던 가공식품 가격과 공공요금 등이 한꺼번에 인상되는 경향이 있다"며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 인상으로 인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서민층의 부담감이 더욱 가중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평소'민생 대통령'포부를 밝혀온 박 대통령이 1차적으로 민생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지연으로 정부 기능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뜻도 담고 있다. 박 대통령은 "과도기적 상황에서 정부가 중심을 잡고 민생을 포함한 국정현안들을 잘 챙겨나가야 한다"며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 이 시기에 꼭 챙겨야 할 정책 사안,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사안, 조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들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28일 긴급 차관급 회의를 열어 물가 안정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장관급 회의가 열리기 어려워 차관 주재로 내일 물가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이 주재하는 이날 회의는 농산물, 식품가공품, 석유류 제품 등 세 가지 분야의 물가 안정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또 아직 임명장을 받지 못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의 수석비서관회의 불참 사실을 언급하면서 정부조직 개편안의 조속한 처리를 여야 정치권에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제가 융합을 통해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도 지금 통과가 안되고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국회에서 통과시켜 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대선 공약 이행 방안과 관련, "지금 증세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공약 사항 이행 시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국민세금을 거둘 것부터 생각하지 말아주기 바란다"며 "먼저 최대한 낭비를 줄이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등의 노력을 중심으로 가능한 안을 마련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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