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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스마트폰 훔쳐 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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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스마트폰 훔쳐 가지 마세요"

입력
2013.02.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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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청소년을 양산하는 스마트폰 절도를 줄이려면 장물업자와 밀수출조직 근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대구 서구와 달서구의 한 휴대폰대리점에 중고생과 중퇴생 등 10대 5명이 새벽에 문을 열고 침입, 1,600만원 상당의 휴대폰 19대를 훔쳐 달아났다가 대구 성서경찰서에 붙잡혔다. 비슷한 시기 대구 달서경찰서에도 영업용 택시기사들이 훔치거나 습득한 스마트폰 171대를 매입해 중국으로 밀수출한 10대 5명 등 일당 6명이 구속 또는 불구속입건됐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절도발생 건수는 1만6,558건으로 전년도 1만4,875건보다 11.3%나 증가했다. 반면 최근 10년간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 중 살인 강도 폭력은 정체상태이거나 되레 줄었다. 강간범죄도 신고 증가와 함께 2010년부터 강제추행이 포함된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볼 때 5대 범죄 중 스마트폰으로 인한 절도가 가장 크게 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스마트폰 절도범의 70% 이상이 10대이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일선 경찰서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스마트폰 절도범 중 10대가 대부분"이라며 "과거 자전거나 오토바이에서 시작하는 범죄의 관문이 스마트폰으로 바뀌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한다.

도난사건은 찜질방이나 PC방 등에서 많이 생기지만 도서관이나 학교교실, 교무실, 택시 등 가리지 않는다. "잠시 빌리자"며 건네 받아 그대로 튀는 '들치기'도 많다. 심야에는 오토바이를 탄 수거책들이 일부 택시운전사들을 상대로 현장에서 현금을 주고 수거해 가는 일도 목격된다.

스마트폰 절도는 또 건설경기 침체로 수입원이 줄어든 조직폭력배들의 새로운 수입원으로도 부상했고, 학교 교무실에서 교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학생이 훔쳐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어떤 물품보다 가격에 비해 부피가 작고 인터넷 등을 통해 최고 40만원 이상을 받는 등 현금화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개학을 앞둔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모(43ㆍ회사원)씨는 "얼마 전에 중학교에 진학하는 아들에게 최신형 스마트폰을 구입해 주었는데, 아무래도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걱정했다.

스마트폰에는 15자리의 고유식별번호(IMEI)가 있어 도난ㆍ분실신고를 하면 이동통신사에서 사용 정지가 가능하지만, 중국에서는 이것이 통하지 않는데다 약간의 지식만 있으면 IMEI를 조작할 수 있어 예방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금규 성서경찰서 형사계장은 "개인적으로는 절도범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하는 것이중요하다"며 "스마트폰을 많이 노리면서 상가털이나 빈집털이 등 침입범죄가 크게 줄었는데 방학이 되자 휴대폰가게를 터는 일이 다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내달 개학을 맞아 스마트폰 절도 및 밀수출 특별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인터뷰] 고금규대구 성서경찰서 형사계장

스마트폰 절도범 검거 달인 "밀수출조직 발본색원 하겠다

정광진기자

"스마트폰 절도를 줄이려면 밀수출 조직을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경찰이 해야 할 일이지만, 무엇보다 절도범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하고, 청소년들이 유흥비나 용돈 마련을 위해 범죄의 길을 걷지 않도록 가정과 학교, 우리 사회 모두가 힘을 모을 때입니다."

스마트폰 절도범 검거의 '달인'으로 알려진 고금규(46ㆍ사진) 대구성서찰서 형사계장은 스마트폰 절도 확산의 주범으로 중국 밀수출시장을 지목하고, 장물업자 소탕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지난해 중부경찰서 재직 당시 500명 가까운 스마트폰 절도범을 붙잡은 공로로 드물게 경위에서 경감으로 특진하기도 했다.

"훔치기 쉽고 현금화가 용이하다"며 "1대만 훔쳐 팔면 1주일 내내 PC방을 전전하고 찜질방이나 모텔 등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 보니 스마트폰 절도범의 70% 이상이 10대일 정도로 범죄의 유혹에 쉽게 빠져 든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훔친 스마트폰을 되찾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라도 말했다. "일단 분실ㆍ도난을 당하면 통신사에 즉시 신고하고, 도난방지주머니 이용, 도난방지 앱 설치 등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걷는 도중에 통화를 하거나 손에 들고 다니는 등 외부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로변에서 길을 걸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날치기범들의 좋은 먹잇감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 휴대폰 제조사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고유식별번호 조작이 원천적으?불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고, 각국의 이동통신사들도 글로벌협력을 통해 도난신고된 것은 아예 쓸 수 없도록 한다면 절도도 크게 줄 것이라고 피력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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