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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때 홍위병 활동, 담임선생님 인민재판 받도록 해… 아내에 낙태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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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때 홍위병 활동, 담임선생님 인민재판 받도록 해… 아내에 낙태 강요"

입력
2013.02.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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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모옌(莫言ㆍ58ㆍ사진)이 "초등학생 때 홍위병으로 활동하며 담임 선생님이 인민재판을 받도록 했다"며 "나는 유죄"라고 고백했다. 중국 공산당 당원으로 노벨상 수상 당시 중국 안팎에서 '어용작가'라는 비난을 받았던 모옌은 홍위병 활동에 후회의 뜻을 비쳤으며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적 이상은 중국보다 북유럽과 같은 복지국가에서 제대로 실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옌은 27일 독일 주간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열한살쯤에 홍위병에 가담해 담임 선생님이 인민재판을 받도록 하는데 역할을 했으며 다른 사람의 성취와 재능 혹은 행운을 질투했고 아내에게 낙태를 강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좀처럼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그는 중국의 한자녀 정책 하에서 자신의 고모의 삶을 모티프로 한 소설 의 독일 출판을 앞두고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중국은 수십년간 급변기를 겪었고 중국인 대부분은 자신을 희생자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과연 나는 상처를 준 적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나는 유죄이며 그런 질문에 입각해 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 홍위병을 앞세워 수많은 반체제 인사를 숙청했던 문화대혁명(1966~1976년)에 대해 "실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도 잘못을 인정했다"며 중국 공산당을 비난하지는 않았다.

공산주의적 유토피아를 꿈꿔왔다는 그는 "공산주의 사상은 중국보다 오히려 북유럽 복지국가와 같은 서구에서 발현되고 있는 것 같다"며 "중국은 '중국에서 마르크스 사상이 자본주의를 구원했다'고 말하곤 했지만 중국, 러시아, 동유럽은 마르크스주의를 잘못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반체제 작가들과 인권운동가들로부터 받는 비난과 관련해 자신을 적극 옹호했다. 모옌은 "그들이 노벨상 수상 이후 나의 흠을 확대하고 작품의 의미를 왜곡하고 있다"며 "노벨상은 꼭 반정부 작가만 받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검색하기">톈안먼(天安門) 사태의 희생자를 애도하는 '대학살'이라는 시를 발표해 옥살이를 했던 중국의 대표적 반체제 시인 랴오이우(廖亦武)가 "국가가 필요로 할 때마다 손재주를 부리는 '국가 시인'"이라고 자신을 비난한 것에 대해 모옌은 "그는 중국이 쪼개지길 바란다고 발언했는데 동의할 수 없으며 나의 노벨상 수상을 질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탄압받는 동료 작가들에게 부채감을 느끼지 않는지 묻자 "류샤오보(201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중국 반체제 인사)는 조속히 석방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지만 사람들은 내가 같은 말을 반복하도록 요구한다"고 해명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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