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이 1로 붙여서 하변 백진을 중복 형태로 만들려고 했을 때 이지현이 2로 우하귀 삼삼에 먼저 둔 게 시기적절한 응수타진이다. 이에 대해 1로 내려서는 건 즉각 2, 4를 당해서 실리 손해가 크다. 그게 싫어서 흑A로 받으면 백1, 흑B, 백C로 패가 된다. 그래서 실전에서는 박정환이 3으로 받았지만 이번에는 백이 A로 젖혀서 활용하는 뒷맛이 남았다.
5, 7 때 8로 귀쪽을 젖힌 것도 임기응변의 호착이다. 귀는 양보하더라도 18, 20을 선점해서 중앙을 두텁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23 때 24도 좋은 응수다. 1로 잇는 건 2가 안성맞춤이어서 백이 당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이렇게 나오면 흑도 B로 끊기 싫다. 25로 반발한 건 당연한데 이때 백이 다시 26으로 이단 젖힌 게 또 멋진 감각이다. 이 부근에서 이지현이 무척 화려한 행마 감각을 보여 주고 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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