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일본의 지배에 맞서 들불처럼 일어나 외쳤던 독립만세의 함성과 태극기 행렬이 제94주년 3ㆍ1절을 맞아 서울시내 곳곳에서 재현된다. 학생들에겐 독립운동에 몸바친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정신과 역사 의식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이 펼쳐지는 셈이다.
보신각 타종부터 종로 거리축제까지
3월1일 낮12시 종로구 보신각에선 3ㆍ1절을 기념하는 타종행사가 열린다. 박원순 서울시장, 김영종 종로구청장을 비롯해 뉴욕타임스 등에 독도 광고를 게재한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여성독립운동가 20인을 기리는 시집 를 펴낸 이윤옥 시인, 종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미국 의회 증언 여비 모금운동을 벌였던 나은경씨 등이 타종에 참여한다.
이 행사에 앞서 오전 10시부터는 종로구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3ㆍ1절 만세의 날 거리축제'가 열린다. 독립운동가 이종훈 선생의 손자인 이흥철 옹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뒤 만세삼창을 하고, 3ㆍ1만세운동 당시 의상을 입은 청소년 자원봉사자와 시민들이 대형 태극기를 앞세운 채 독립만세를 외치며 행진한다. 남인사마당을 출발해 종로2가, YMCA 앞을 지나 보신각까지 600m 코스로 행진이 이어지고, 참가자들이 보신각에 집결하면 타종행사가 시작된다. 남인사마당 야외무대에선 태평무, 경기민요 등 전통무용 공연이 펼쳐지며 인사동 거리에서는 태극기 그리기 행사가 열린다.
독립만세 체험 100배 즐기기
일제에 의해 경성감독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져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돼 고초를 겪었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도 3ㆍ1만세운동을 체험할 수 있다. 오전 11시부터 서대문형무소 옥사에서 항일투쟁 퍼포먼스와 '3ㆍ1정신 이어받아 겨레는 하나'라는 제목의 마임 공연이 열리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정문, 독립관, 독립문까지 이어지는 독립만세 체험행진이 펼쳐진다.
얼굴에 태극기를 그려넣는 '페이스페인팅', 시민들이 독립운동가와 일본 순사로 분장해 사진 촬영을 하는 '코스튬 플레이', 역사관 추모비에서 사형장까지 새끼줄을 연결해 독립운동가에 대한 추모글과 소망을 적어넣는 '추모글 이벤트' 등이 마련됐다.
북한산 순례길 나들이
북한산국립공원 순례길 구간을 방문하는 시민들은 순국선열들에 대한 정보를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북구청과 KT, 서울북부보훈지청이 공동으로 개발한 '북한산 순례길 나들이'앱을 실행하면 이준 열사, 이시영 선생, 조병옥 선생, 여운형 선생 등 독립 유공자 묘역과 광복군 합동묘역 등이 위치한 순례길에 대한 소개, 순국선열들의 인적사항, 주요 업적 등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천도교의 교육시설로 3ㆍ1운동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15명을 배출한 강북구 우이동의 봉황각에서는 독립만세를 외치는 국민들을 일본 순사들이 총칼로 무참히 진압하는 장면을 재현한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만세 주먹밥 만들기, 독립선언문 인쇄 체험, 목판 인쇄로 태극기 만들기, 감옥 및 곤장체험, 3ㆍ1운동 관련 사진전시회 등이 열린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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