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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액은 한국이 2배 많아 연간 수출 단순비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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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액은 한국이 2배 많아 연간 수출 단순비교 안돼

입력
2013.02.2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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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세계 1위는 한국인가 중국인가.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11년간 조선 1위 중국에 내줬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수출액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2001년부터 11년간 지켜온 조선산업 세계 1위 자리를 지난해 중국에 빼앗겼다는 내용. 대한상의는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인용해 작년 한국의 조선 수출액이 2011년보다 30% 급감하며 378억달러에 그친 반면 중국은 392억달러를 기록해 한국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침체에 빠진 조선산업에 대한 지원을 외면하는 한국과 달리 중앙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무섭게 성장한 중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물론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도 통계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조선업이 지난해 극심한 불황을 겪은 건 맞지만 그렇다고 연간 수출규모를 놓고 국가간 순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조선업의 특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통상 조선사가 발주처와 계약을 맺고 실제 배를 인도하기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수출 자체 보다는 얼마나 많은 일감을 따냈는지(수주)를 훨씬 중요하게 여긴다. 김정회 지경부 자동차조선과장은 “수주를 많이 했다는 것은 그만큼 조선소를 놀리지 않고 몇 년 치 일감을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굳이 순위를 따지자면 수주규모를 비교하는 편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수주액에선 한국이 확고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지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조선 분야 수주 금액은 299억8,400만달러로 중국(154억5,000만달러)을 두 배 가까이 제쳤다. 국내 조선사들은 2010년 한 해를 제외하고 줄곧 연간 수주액에서 중국을 크게 앞서고 있다.

게다가 수출액은 국가ㆍ기관별로 등록만할 뿐, 검증체계가 없고 기준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어 자료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한상의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품목분류체계(HS 코드)를 근거로 선박류와 선박구조물을 합친 금액을 수출액으로 잡았으나, 다른 품목분류체계(MTI 코드)를 적용할 경우 한국의 지난해 수출실적은 397억달러로 늘어난다.

특히 벌크선 같은 저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중국과, 액화천연가스(LNG)선이나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하는 한국을 수평 비교하는 건 더욱 무리라는 평가다.

물론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은 사실. 작년 한국의 수주 물량은 750만CGT(표준화물 환산톤수)를 기록, 전년 대비 45.7%나 감소했다. 중국(710만CGT)을 간발의 차로 앞선 수준이다. 조상현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2009~2010년 발주량이 급감했는데 그 때 줄어든 물량이 작년 집중적으로 인도되면서 수출악화로 이어졌다”며 “올해는 사정이 나아지겠지만 본격적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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