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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는 벽에서 분리바닥은 높낮이 다르게…싱글남 삶의 공간이 넓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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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는 벽에서 분리바닥은 높낮이 다르게…싱글남 삶의 공간이 넓어지다

입력
2013.02.2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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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형태에 맞는 다양한 공간 구성을 선보이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가 3월 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다. '신(新)가족 풍경'을 주제로 1인 가족부터 대가족까지 다양한 트렌드를 반영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 스타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가족 형태에 따른 리빙 솔루션인 '디자이너스 초이스' 코너는 기존의 트렌드를 넘어선 새로운 경향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눈에 띄는 건 건축가 안경두씨의 싱글 남성을 위한 공간이다. 싱글 남성은 언제든 거처를 옮길 수 있는 '도시의 유목민'이다. 이런 특성에 주목해서 모든 가구를 벽에서 분리해 공간을 한정하던 벽이 주로 활동하는 동선 안에 들어오게 재배치했다. 고정된 구조체였던 벽을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것뿐 아니라 바닥도 높낮이를 달리해 수납 공간으로 활용하고, 가구나 구조물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역동적으로 꾸몄다. 안씨는 "버려져 있던 구조체인 벽면과 바닥을 활용하면 열 평 남짓한 공간도 서른 평 이상의 공간처럼 넓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집을 꾸미는 데 사용된 재료들은 마감재가 아닌 팔레트(나무 구조물), 골판지 등 포장, 구조 용도로 쓰는 기능재다. 외관상 아름답지는 않지만 벨트로 싸거나, 쌓거나, 연결하는 등 재활용과 재조립이 수월해 뚝딱 공간을 다시 꾸미고 싶은 싱글남자의 취향을 그때그때 반영할 수 있다. 허니콤보드(벌집 모양의 심재에 합판 석면 시멘트 판을 붙인 것)를 이용해 만든 테이블 겸 수납 공간은 어른이 올라가 뛰어도 부서지지 않을 만큼 강도가 뛰어나면서도 가볍다. 보기에 지루해지면 언제든 다시 조립할 수 있다.

공간디자이너 김윤수씨는 한두 개의 방이 있는 아담한 전원주택에 사는 노인부부를 염두에 둔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화두는 '리폼'. 부부의 추억이 담긴 오래된 자개장을 세면대와 화장대, 수납공간으로 침실에 맞닿은 공간 전면에 배치해 정감 있게 꾸몄다. 리모콘으로 장과 거울이 올라가고 내려가도록 변형시킨 다기능 가구는 편리함이 돋보인다.

노년의 2인가구 공간이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면 젊은 신혼부부나 자녀 없는 부부의 공간은 독립성이 우선이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홍희수씨는 혼자 살다가 같이 살고 그러다 다시 혼자가 될 수도 있는 자유분방한 젊은 세대의 특성에 맞춰 가벼운 느낌의 변형가구를 제안했다. 작고, 가볍고, 실용적이고, 부피가 작고, 이동이 편하며, 마니아 성향인 가구와 소품들이다. 재미있는 건 분리 가능한 테이블이다. 테이블을 딱 절반으로 쪼개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동거라는 게 어째 이 식탁 같기도 하다.

보편적인 4인가족을 위해 공간기획자 김경수씨는 주방과 서재와 거실을 분리벽 없이 일직선상에 놓아 방문을 열고 나오면 항상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하도록 꾸몄다. 각자의 방을 거점으로 삼기보다 가족 모두가 모이는 거실과 주방 등을 중심에 놓아 가족 간의 대화를 유도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정방향이 아닌 약간 틀어져 있는 모양새로 지어진 한옥으로 콘셉트를 잡아 자연을 입체감 있게 조망할 수 있는 것도 장점. 바람이 통하듯 가족간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가능하도록 한 일자형 구조에 목재나 한지 같은 마감재로 따뜻한 이미지를 더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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