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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가로지르기는 기회주의자의 자기당착" "진영 옮기며 내세운 가치의 실천 지켜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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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가로지르기는 기회주의자의 자기당착" "진영 옮기며 내세운 가치의 실천 지켜볼 일"

입력
2013.02.2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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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이념적 가로지기'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자기합리화를 하는데 이념에는 가로지기가 없다. 보수와 진보를 허무는 것을 가로지기라 하는데 진보와 보수 이념을 허문다면 이미 이념이 아니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윤여준의 가로지기는 기회주의자들만의 눈에 보이는 벽 허물기며 자기당착이라고 본다." (23일자 14면 '윤여준 "이념은 절대선 아니다, 경계를 가로지르고 싶었다"' 제하 기사에 대한 'abba'님 등의 댓글 의견입니다.)

'이념적 가로지르기'(가로지기는 '가로지르기'가 맞습니다.)라는 말은 언론이 만든 신조어가 아닙니다. 윤여준 전 장관이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찬조연설에서 사용한 말입니다.

'보수와 진보를 허무는 것을 가로지르기라고 하는데…허문다면 이념이 아니지 않은가'라는 부분은 오독입니다. 기사와 제목에 보수와 진보의 '경계'를 허문다는 표현은 있지만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 자체를 허문다는 대목은 없습니다. 윤 전 장관의 답변에도 "보수가 보수다워지고 진보가 진보다워져야 한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참고로 기사에 담지 못한 윤 전 장관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이념을 버릴 수는 없겠지만 매몰되거나 사로잡히지는 말자는 거죠. 이념이라는 건 가치체계인데 가치를 버리라거나 갖지 말라고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내가 추구하는 가치나 이념이 절대선이라고 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겁니다. 유일신을 믿는 종교도 다른 종교를 인정하고 공존하는데 정치세력이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기회주의자들의 자가당착'이라고 하셨는데, 윤 전 장관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된 23일자에 함께 실린, 정치인의 진영 이동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를 다룬 기사를 읽어보시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정치 전문가들은 대체로 우리 국민들이 정치인의 신념과 의리를 중시하기 때문에 진영 이동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 정치평론가조차 지난 대선 당시 진영을 옮긴 정치인들을 "한 자리 맡아보려는 노욕"이라고 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한쪽의 일방적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이 아니었던 만큼 진영 이동을 기회주의라고 비판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윤 전 장관의 경우 선택한 후보가 낙선했기 때문에 사적 이해를 추구했는지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하지만 진영을 옮기면서 내세웠던 가치를 앞으로 어떻게 이어가고 실천할 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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