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수석 졸업의 영예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자 생도에게 돌아갔다.
27일 오전 서울 공릉동 육사 연병장에서 열린 69기 육사 생도 졸업식에서 양주희(22) 생도가 전체 수석을 차지해 졸업생 대표로 조정환 육군참모총장에게서 졸업장을 받았다. 1946년 육사 개교 이래 여성 수석 졸업자는 양 생도가 두 번째다. 98년 여생도 입학이 허가된 뒤 10년 넘게 수석 졸업자가 나오지 않다가 지난해 윤가희(당시 24세) 생도가 첫 주인공이 됐다.
제주 신성여고를 졸업한 양 생도는 입학 당시 추가 합격자였지만 4년 간 절치부심한 끝에 졸업생 중 최고 자리에 올랐다. 그는 “힘들 때마다 달리기를 하며 마음을 다잡고 체력을 다졌다”며 “다시 기회가 주어진 데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한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육사 관계자는 “양 생도는 학업 성적뿐 아니라 적성과 체력, 내무생활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가장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양 생도는 2학년 때 대학 동아리 유도대회 개인전 2위를 기록했고 3학년 때는 30회 헌혈로 대한적십자사가 주는 ‘은장’을 받았다. 4학년 때는 마라톤 풀코스에 두 차례 도전하기도 했다. 그는 다음 달 8일 충북 계룡대에서 열리는 장교합동임관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다.
이날 나란히 졸업장을 받은 한동윤(23), 한지윤(22ㆍ여) 생도는 한 살 차이 남매 사이다. 동생 한지윤 생도는 오빠가 육사 입학에 도전했다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뒤 재수를 마다 않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육사에 입교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이날 졸업식에서 우등상(한미연합사령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졸업생 가운데 유일한 외국인 수탁 생도로 눈길을 끈 윗사루 루왕스리(24ㆍ태국) 생도는 육군 중령인 부친의 대를 이어 군인의 길을 걷게 됐다.
다음 달 합동임관식을 거쳐 소위로 임관하는 69기 육사 졸업생 205명은 14주 간의 초등 군사반 교육을 마친 뒤 전원이 8개 전투 병과의 야전 부대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육군사관학교 사상 여자 생도로는 두 번째로 전체 수석 졸업한 양주희 생도. 그는 “매 순간 최선 다한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육군 제공
27일 나란히 육군사관학교 졸업장을 받은 오빠 한동윤(사진 왼쪽) 생도와 동생 한지윤 생도. 육군 제공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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