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노령화로 장기입원한 노인들이 수발을 받을 수 있는 요양병원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병원간 시설과 의료 서비스의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28개였던 요양병원은 2008년 609개, 지난해 1,068개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2012년 요양병원 입원 진료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환자안전 부분에서 시설간 격차가 여전히 심각했다. 병실ㆍ욕실ㆍ화장실에서 모두 턱을 제거한 곳은 636개로 67.9%였지만, 3곳 모두 턱이 있는 병원은 36곳(3.8%)에 달했다. 욕실ㆍ화장실ㆍ계단 모두에 미끄럼 방지 시설을 설치한 병원은 756곳(80.7%)이었지만, 세 공간 모두 턱을 제거하지 않은 병원도 26곳(2.7%)였다. 욕실ㆍ화장실ㆍ복도ㆍ계단에 모두 안전손잡이를 설치한 병원은 460곳(49.1%), 전혀 설치하지 않은 병원은 36곳(3.8%)이었다.
100병상당 산소공급장비는 평균 24.7대로 2010년 조사(22.8대)보다 다소 많아졌으나 한 대도 보유하지 않은 병원도 4곳이었다. 100병상당 흡인기(가래 등 분비물을 빼내는 의료장비)는 평균 22.8대로 2010년(21.6대)보다 많아졌다. 그러나 7곳(0.7%)은 보유하지 않았다. 심전도 모니터가 없는 병원은 68곳(72%), 혈중산소포화도 감시장치가 없는 병원은 39곳(4.2%)에 달했다. 노인의 주요 사망원인이 기도 이물 흡입으로 인한 호흡곤란과 폐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흡인기, 산소포화도 감시장치는 보유가 필수다.
모든 당뇨환자를 상대로 당화혈색소 검사를 하고,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기능 검사를 한 병원도 있었으나 한 명도 하지 않은 병원도 있었다. 체계적 배변훈련을 했는지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인 요실금환자율은 평균 18.5%로 2010년 조사(22.4%)보다 개선됐다.
36개 지표로 평가한 결과 1등급 병원은 전체 12.0%인 112곳이었다. 1등급 병원은 강원과 제주를 제외하고 전국에 산재해 있다.
그러나 요양병원에서 환자를 가장 많이 돌보는 간병인에 대한 정원 규정이 없어 평가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 운용에 관해서는 최소기준이 있지만 간병인에 대해서는 정원규정이 따로 없다. 올해부터 의료인력, 진료서비스는 심평원, 병원의 안전은 의료기관인증평가원이 각각 평가하지만 두 기관 모두 간병인은 의료인력이 아니라는 이유로 관리에 뒷짐을 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