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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hicken in every pot(밥상의 닭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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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hicken in every pot(밥상의 닭 한 마리)

입력
2013.02.2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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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31대(1929~1933) Herbert Hoover 대통령은 “A Chicken in every pot. And a car in every backyard, to boot”라고 말했다고 한다. “누구나 닭을 먹을 수 있고 게다가(to boot) 뒷마당에는 차 한대씩 두도록 하겠다”는 약속이었다. 번영과 풍요를 원한다면 Hoover를 찍으라는 그의 슬로건은 공화당을 잘 먹고 잘 살게 해주는 정당으로 각인시켰고, 공화당 후보였던 Hoover는 당선됐다. Hoover의 언약을 지금 돈으로 계산하면 10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1929년부터 시작된 대공황으로 임기말 인기가 하락한 Hoover는 32대 대선에서 민주당의 Franklin D Roosevelt에게 패배했다. Roosevelt는 ‘two chickens in every pot’(밥상마다 닭 두 마리를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공화당의 슬로건이나 민주당의 약속 모두 ‘살림 형편의 개선’을 내건 것이었는데 여기에도 참고할 것이 있다. 당시엔 닭 값이 돼지나 소고기보다 비쌌고 사람들은 닭이 늙어 더 이상 알을 낳지 못할 때까지 기다려서 겨우 잡아먹던 시절이다. 즉 닭 한 마리의 슬로건은 집집마다 ‘고기는 맘대로 먹도록 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A chicken in every pot’라는 말은 이미 17세기 프랑스의 국왕 앙리 4세(Henry IV, 1589~1610) 때 나왔다. 정확한 어록은 “If God keeps me, I will make sure that there is no sharecropper in my kingdom who does not have the means to have a chicken in the pot every Sunday!”(일요일마다 닭 한 마리도 먹지 못하는 소작농들이 내 왕권 시대에는 없도록 하겠다!)이다. 자고로 정치와 선거에서는 풍요와 경제 건설이 최고의 슬로건이라고 한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대통령 출마자들은 끼니(food) 문제를 들고 나왔고 먹고 사는(chicken) 얘기가 등장한다. 한국의 경우, 8년째 엥겔지수가 최고점인 것을 보면 분명 먹고 사는 문제가 여전히 힘들다. 살림살이가 빠듯한 서민들에게 무엇이 국민의 행복인지 새 정부가 확실히 알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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