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이 1, 3으로 하변 삭감을 시작했다. 이런 형태에서 흔히 사용되는 상투수법이다. 이에 대해 백이 어떻게 응수할 지 궁금했는데 이지현이 4로 2선에서 한 번 더 젖힌 게 얼핏 생각하기 힘든 재미있는 착상이다. 1, 3으로 백 한 점을 잡으면 10까지 중앙을 두텁게 하겠다는 뜻이다. 이건 흑이 별로 내키지 않는다.
실전에서는 박정환이 먼저 5로 붙이는 변칙 수단을 구사했다. 이에 대해 고분고분 1로 받아주는 건 2, 4의 반격을 당해서 백이 곤란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지현이 다시 수순을 비틀었다. 6으로 양단수 쳐서 하변 쪽을 먼저 제압한 게 임기응변의 호착이다.
좌하귀는 7로 돌파 당해도 8이 절대선수여서 10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게 자랑이다. 물론 11로 끊는 수가 성립하지만 대신 14로 빵때림 해서 중앙이 엄청나게 두터워졌고 귀는 귀대로 깔끔하게 살았으므로 여기까지 진행은 백이 기분 좋은 흐름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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